니켈 9개월래 최고치…뉴칼레도니아 유혈 사태 영향 [원자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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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칼레도니아 유혈 시위로 공급 우려 일자 니켈 약 6.5% 급등니켈 현물 가격이 17일(현지시간) t당 2만달러를 넘기며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프랑스령인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에서 발생한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니켈 생산이 중단되고, 장기적으로는 니켈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뉴칼레도니아는 세계 3위 니켈 공급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6%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니켈 현물 가격은 t당 2만10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6.48% 오른 가격이다. 니켈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철강 제조에서 핵심적인 광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칼레도니아에서 발생한 폭력 시위가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니켈 가격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과잉 생산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지난 13일 밤부터 독립 및 헌법 개정과 관련한 유혈 소요 사태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사망했으며 수백명이 부상을 당했다. 프랑스 의회가 뉴칼레도니아에 10년 이상 거주 중인 프랑스 시민권자들이 현지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한 개헌안을 통과시키자, 독립 지지자들이 개헌을 반대하며 이번 사태가 촉발됐다. 이에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최소 12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최대 2700명에 달하는 보안인력을 파견할 계획을 밝혔다. 이번 유혈사태는 현지 니켈 생산에도 영향을 미쳐 프랑스 합금철 회사인 에라메트는 뉴칼레도니아에서 최소 생산 능력만 가동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17일 발간한 '글로벌 주요 광물 보고서'에서 주요 광물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한 것도 니켈 가격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IEA는 3104킬로(kt)로 집계되는 2023년 전 세계 니켈 수요가 2030년에는 4754kt으로 50%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며 전기 자동차 및 풍력 발전 등에 쓰이는 니켈의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IEA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주요 광물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투자에 '역풍'을 일으켰다"며 "현재 공급이 잘되는 광물 시장의 미래는 다소 비관적"이라고 경고했다. IEA는 "니켈은 상당한 지정학적 위험에 직면한 광물"이라고도 지적했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 초 약 3만1000달러에서 거래되던 니켈 가격은 현재까지 약 32% 하락했다. 세계 1위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공급을 늘린 데에 비해 니켈의 주요 사용처인 전기 자동차 시장은 얼어붙은 영향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등에 업고 2022년에만 세계 니켈 공급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60만t을 생산했다.
인도네시아가 니켈을 과잉 공급하며 뉴칼레도니아 니켈 산업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 2월 세계 최대 원자재 업체 글렌코어가 뉴칼레도니아 니켈 채굴 사업을 접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개업체인 아말가메이트 메탈 트레이딩의 분석가 댄 스미스는 "니켈 시장 참여자들은 니켈이 그간 과잉 공급됐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가격 인상 추세는 계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인도네시아가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린다면 니켈 가격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