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리진, 사고 2년만에 우주관광 재개…90세 탑승객도 '무중력' 체험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로켓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반 혼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미국 우주 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이 우주 관광을 재개했다. 2022년 발사 실패 이후 2년 만이다.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스페이스X와의 민간 우주 탐사선 경쟁도 다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우주선은 텍사스주 밴 혼 발사장에서 고도 105.7㎞ 상공까지 날아오른 뒤 약 10분 간의 우주 비행을 마치고 지상에 착륙했다. 이날 탑승객들은 통상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보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었고 몇 분 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했다. 뉴 셰퍼드선은 대형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했다. 블루오리진이 우주 비행을 재개한 건 2년 만이다. 앞서 블루오리진은 2022년 8월 무인 캡슐을 장착한 뉴셰퍼드 로켓을 발사했지만 발사 1분 뒤 2만8000피트(약 8.5㎞) 상공에서 부스터 엔진이 불꽃을 내뿜다 궤도에서 이탈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3월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해 로켓 엔진 노즐의 ‘구조적 결함’이라 발표했지만 2년 가까이 로켓 발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블루오리진은 이번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관광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에는 뉴셰퍼드보다 큰 ‘뉴글렌’ 로켓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블루오리진은 그동안 뉴셰퍼드 로켓으로 총 7번의 우주 관광을 진행했다. 누적 탑승객은 37명이다.
블루오리진을 이끌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한경DB
최대 적수로 꼽히는 스페이스X와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블루오리진보다 2년 늦은 2002년 설립됐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규모를 크게 키웠다. 블루오리진은 그동안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5월 NASA의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되며 스페이스X와 직접 경쟁하게 됐다.블루오리진은 2021년 NASA를 제소하기도 했다. NASA가 2021년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인간착륙시스템(HLS) 프로그램 사업자로 당초 두 회사를 모두 선정한다는 계획을 깨고 스페이스X만 선정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며 오는 2030년까지 달 착륙선을 개발해 나사에 제공하게 된다.
19일(현지시간) 뉴셰퍼드호 탑승으로 최고령 우주비행사 기록을 세운 에드 드와이트씨./ AFP연합뉴스
한편 이날 탑승객 중엔 올해 90세인 에드 드와이트씨도 포함됐다. 그는 1960년대 우주 비행 훈련을 받은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 후보였지만 인종의 벽을 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선발되지 못했다. 드와이트씨는 이날 최고령 우주비행사 기록을 세웠다. AP통신은 비행을 마친 뒤 드와이트씨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었다"며 "제 삶에서 이런 경험은 정말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황홀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