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항의 재발할라…임영웅, 리허설때도 소음 줄이기 '총력'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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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극심한 공연장 대관난 속에서 4만석 규모의 서울월드컵경기장까지 대중가수 콘서트에 문을 연 가운데, 야외 스타디움 특성상 소음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서울월드컵경기장, 불필요한 소음 방지 노력
세븐틴 콘서트 소음 관련 민원 31건 접수
"평일 야간에 리허설" 지적한 주민들
경기장 측 "PA 송출 리허설 최소화"
"공단·주최 측과 '합동 소음 측정반'도 운영"
"기준치 초과할 시 리허설 중단 예정"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달 세븐틴 콘서트를 앞두고 진행된 리허설을 떠올리며 "하루면 이해하는데 며칠간 밤에 난리를 치더라. 너무 괴로워서 날짜와 시간대를 적어두기까지 했다"면서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는 더 심한 것 같더라"고 전했다.A씨에 따르면 밤 시간대에 큰 소음이 난 건 콘서트 직전 총 3일이었다.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원 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글 작성자 B씨는 "24일 수요일 밤 10시, 25일 목요일 오후 8시, 26일 금요일 현재 밤 9시까지도 진행 중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면서 "이 늦은 시간까지 무지막지한 앰프 우퍼 울림을 직접 와서 겪어보시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주민 C씨 역시 "콘서트 준비로 인한 연습인 거 같은데 너무 시끄럽다. 평일인데 주변에 예고도 없이 늦은 시간까지 소음을 내니 불편하다. 축구 경기 때보다도 시끄럽다"고 지적했다. 주민 D씨는 "콘서트 당일 소음은 그렇다 치지만, 평일 야간에 리허설이라니 말이나 되냐"면서 "수인한도를 넘는 소음이 발생할 만한 리허설은 낮에 하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측에 따르면 세븐틴 콘서트 리허설은 지난달 25~26일 이틀간 낮 2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됐다. 경기장 측은 소음진동관리법 제21조 제1항,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 제20조 제3항에 의거해 대관 시 주최 측에 '생활 소음·진동 규제 기준'을 안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확성기(옥외 설치) 기준 아침(5~7시), 저녁(18~22시)에는 60dB 이하의 소리만 허용된다. 현재까지는 해당 기준을 넘겼다고 볼 수 있는 사안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경기장 측의 설명이다.세븐틴 콘서트 리허설 및 공연 관련 소음 민원은 총 31건 접수됐다. 경기장 측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소음 발생 등에 따른 피해 보상과 방음벽 설치 등을 요구받았다면서 "이는 단시간 내에 답변(조치)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관계기관 간의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당장 오는 25~26일에는 임영웅 콘서트가 예정된 상황. 현장 관리 감독은 공단 측 대관 담당자와 행사 주최(물고기 뮤직·CJ ENM) 측 총괄 담당자 간의 소통 채널 일원화, 행사 관계자 간 무전 채널 운용 및 단체 카톡방 개설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앞서 소음 관련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경기장과 콘서트 주최 측 모두 주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우선 임영웅은 현재 다른 장소에서 리허설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그가 야외 공연에 대비해 별도의 장소에서 음향 체크를 하면서 인근 주민들에게 참외 선물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가 됐던 바다. 소속사 물고기 뮤직 측에 따르면 구체적인 지역은 밝힐 수 없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급 규모·컨디션 등이 비슷한 곳에서 리허설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소음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자 참외 선물을 준비했던 것이다.
경기장 측은 메인 PA(Public address, 스피커)를 통해 송출되는 리허설 시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경기장에서는 필수 리허설 위주로만 진행될 예정이며, 댄서 리허설 역시 사운드 송출 없이 인이어로 대체한다. 아울러 공단·주최 측과 함께 '합동 소음 측정반'을 운영, 기준치를 초과할 시 리허설을 중단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전문 실내 공연장이 아니기에 발생하는 각종 제재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한 공연 관계자는 "실제 무대에 올라 사운드를 체크하고, 합을 맞춰볼 수 있는 리허설은 공연의 퀄리티를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야간 컨디션에 맞춰야 하는 기술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라면서 "어떻게 이런 과정 없이 무대에 오를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경기장의 주 목적은 공연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나 철수 과정에서도 특히 더 신경 쓸 부분이 많다"고 짚었다.반면 야외 범주에 속하는 공연은 소음에 민감한바, 특성을 고려해 대안 마련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충돌하는 거다. 주최 측에서도 난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대부분 공연이 주말이라 리허설을 평일에 진행하게 되는데, 리허설도 공연과 동일하게 밤 10시까지 허용된다. 일과 후 휴식 시간임을 감안해 유연하게 리허설 시간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상생을 위한 서로의 노력이 강조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