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다윈이 사랑한 식물·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 다윈이 사랑한 식물 = 제임스 코스타·바비 엥겔 지음. 이경 옮김. 최재천 감수.
진화론으로 유명한 영국 생물학자 찰스 로버트 다윈(1809∼1882)은 동물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다윈이 사랑한 식물'은 잘 알려지지 않은 다윈의 식물 연구를 소개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다윈은 덩굴식물 125종과 열대종을 포함한 난초 70여종과 식충식물 20종을 심층적으로 연구했다.

식물 연구는 곤충 등 다른 생물 연구에도 영감을 주었다.

다윈은 어느 날 마다가스카르에서 많이 발견되는 난초의 일종인 안그라이쿰 세스퀴페달레 표본을 난초 애호가인 제임스 베이트먼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다윈은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30㎝에 달하는 꿀샘을 가진 놀라운 안그라이쿰 세스퀴페달레를 선물 받았다며 "대체 어떤 곤충이 이걸 빨아 먹을 수 있을까"라고 썼다.
다윈은 이 난초의 수분을 위해서는 긴 주둥이를 가진 나방이 필요하다는 가설을 세웠다.

다윈의 친구이며 동료인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다윈의 가설에 적합한 곤충을 찾아 나섰고, 대영 박물관 곤충 컬렉션에서 23㎝의 주둥이를 가진 박각시 나방을 발견한다. 1903년 월리스가 지목한 나방의 아종이며 입이 긴 크산토판 박각시나방이 발견돼 다윈의 추측이 사실로 인정된다.

안그라이쿰 세스퀴페달레에는 '다윈의 혜성난초'라는 별명이 붙었다.

책은 다윈이 나팔꽃을 관찰한 후 남긴 식물의 운동에 관한 노트나 다윈을 매료시킨 파리지옥과 끈끈이주걱 등의 식충식물 관찰기 등을 통해 인류의 지식을 확장한 생물학자의 끝없는 탐구심을 생생히 전달한다. 다산북스. 508쪽.
▲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 이철희 지음.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을 기록하는 등 저출생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미래 한국의 인구와 노동 시장 변화를 전망하고 해법을 모색한 책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인구경제학에 천착해 온 저자는 인구 감소로 인해 흔히 필요한 최소 인구로 여기는 5천만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 관해 최적 인구가 어느 정도인지는 기술 수준, 환경, 개인의 선호도 등에 따라 각기 다르다며 국가 소멸론에 선을 긋는다.

대신 그는 인구 감소 자체보다 감소 속도 등에 주목한다.

또 한국 사회가 인구 축소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아직 대응할 기회가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

책은 미래 사회의 고령 인구는 현재와 비교해 교육 수준이 높고 건강 상태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들이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 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장래인구추계의 중위 전망이 실현되는 경우 2072년 무렵에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3분의 1을 55세 이상 대졸자가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주민 수용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된다면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의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현재 한국에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인이 싫어하는 힘들고 위험하고 임금이 낮은 영역에 집중돼 있는데 이런 식이라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부문에서 필요한 인력을 탄력적으로 공급하기 어렵다고 책은 진단한다. 위즈덤하우스. 31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