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심화시대 韓 '마스터 플랜' 발표

디지털 권리장전 기반으로
AI 안전성·저작권 등 52개 쟁점 해결 나서
비대면 진료·디지털 권리 보호 등 8대 핵심과제 집중
디지털 심화 대응 지수 신설, 객관적 대비 점검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마스터 플랜’을 내놨다. 작년 9월 내놓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기반으로 디지털 심화시대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고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을 보고했다.과기정통부는 디지털 권리장전을 바탕으로 디지털 심화시대 범정부 차원의 대응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디지털 심화 대응 실태진단’과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세 차례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AI 안전성, AI 저작권 법·제도 정비 등 디지털 심화 시대에 해결해야 하는 총 52개 쟁점을 발굴했다.

이번 추진계획은 디지털 권리장전의 철학과 자유, 공정, 안전, 혁신, 연대 등 5대 원칙을 토대로 한 20대 정책과제를 담았다. 국민 관심사가 크거나 파급성·시급성이 높은 정책과제 8개는 핵심과제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8대 핵심과제로는 △AI 기술의 안전성 및 신뢰·윤리 확보 △딥페이크를 활용한 가짜뉴스 대응 △AI 개발·활용 관련 저작권 제도 정비 △디지털 재난 및 사이버 위협·범죄 대응 △디지털 접근성 제고·대체 수단 확보 △비대면 진료의 안정적 시행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호 △잊힐 권리 보장 등을 지정했다먼저 AI 혁신과 이용자 보호 등 안전·신뢰의 균형을 위한 법 제정을 연내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 규범 체계를 선도적으로 정립하고, 이날 열리는 AI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AI 규범·거버넌스 논의를 주도할 계획이다. AI 안전성을 검증·연구하는 전담 조직도 설치해 아태지역의 ‘AI 안전 허브’로 육성한다.

관련 법령 제·개정을 통해 AI 생성물의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하고 민·관 협업 대응 강화 및 딥페이크 탐지·식별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딥페이크 가짜뉴스 생성·유통·확산 전주기 대응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AI 저작권 워킹그룹 운영을 통해 거둔 이해관계 조정 결과와 AI 학습 이용 저작물에 대한 적정 이용 대가 산정방안 등 연구 결과를 종합해 연말까지 저작권법 등 저작권 제도 정비방안을 마련한다.이 밖에도 고도화·지능화되는 디지털 위협에 대비하는 국가 대응체계를 확충하고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디지털 포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도 포함됐다.

디지털 심화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수 있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 잊힐 권리와 같은 개인의 디지털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노사정 논의를 통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하고 아동·청소년의 잊힐 권리를 제도화한다.

과기정통부는 소관 부처와 협업해 심층 정책연구와 공론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7월부터 고용노동부(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건복지부(비대면 진료), 여성가족부(딥페이크 기반 디지털 성범죄)와 함께 심층 정책연구를 본격 착수한다.이와 함께 AI 안전·신뢰·윤리 확보(5~6월), 디지털 접근성 제고(7~8월), 딥페이크를 활용한 가짜뉴스 대응(9~10월), 비대면 진료의 안정적 시행(11~12월)을 주제로 사회적 공론화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추진계획과 향후 성과를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글로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디지털 규범 논의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OECD에 디지털 규범 상설논의체를 신설(5월)하고, UN 디지털 글로벌 규범(GDC) 수립에 한국의 추진 성과를 반영(9월)할 예정이다.

한국의 디지털 심화 대비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개선이 필요한 분야를 식별하기 위해, ‘디지털 심화 대응 지수’(가칭)도 만든다.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은 우리가 실제 마주할 디지털 심화 쟁점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심화시대 모범국가로서 글로벌 디지털 질서 정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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