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직장 상사가 지금 악귀에 씌었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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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최지인의 탐나는 책회사 다니면서 정말 싫은 사람을 안 만나본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이 바로 내 상사라면? 사실 이런 사연은 흔하디흔하다. 10여 년 전 막내이던 시절에 나를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통근 버스 안에서 울던 날들이 있었다. 당시 회사에는 점심을 혼자 먹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어떻게든 피해 보려고 매일 정오 요가를 다녔다. 고통스러운 상황은 운 좋게도 길지 않았는데 덕분에 지금까지도 운동이 습관으로 유지되었다.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나쁜 일로도 다 잃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 이사구 연작소설집 (황금가지, 2024)
![](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83846.1.jpg)
“악귀요?”
(…)
“그럼 저는 이제 어떻게 하죠……?”
“퇴마해야지.” (pp. 50~51)
무능한 또라이 직장 상사 ‘한 팀장’이 악귀에 씌어 갑자기 친절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렸더니 이 악귀가 사람을 잡아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모두의 안위를 위해 평범한 디자이너인 ‘김하용(나)’은 구독자 18만 유튜버에 빛나는 ‘무당언니’의 조언에 따라 한 팀장에게 팥을 먹이고 복숭아 나뭇가지로 머리를 때려 마귀를 퇴치하고자 진땀을 뺀다. 이 우당탕탕 퇴마담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진짜 소리를 내어 깔깔 웃었다.
최지인 문학 편집자·래빗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