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김기사' 태운 로보택시…초 단위로 가장 빠른 길 찾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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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 KOREA FORUM 2024오는 8월 서울 강남에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한다. 서울시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도입한다. 다만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은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3에서 레벨4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운전석을 비워두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얼마나 빨리 오느냐는 차세대 통신(NEXT G) 인프라 기술 발전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3) 강남 심야 로보택시 8월 주행…美·中 이어 3번째
GPS·라이다 등 '자율車 눈'으로
차량 위치·속도·방향 등 인지 후
수백가지 경로 실시간으로 계산
트럭 적용땐 연료 25% 절감 가능
완전자율車 데이터량 상상 초월
차세대 통신 '넥스트 G' 필수
자율주행차의 알고리즘은 매초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예컨대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차 네모라이드는 수학적으로 최적화한 경로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적분과 최적화, 딥러닝 등을 활용해 가장 빠른 경로를 찾는다. 운전자 개입을 변수로 설정한 뒤 개입이 최소화되는 경로를 미분방정식으로 풀어 최종 경로를 안내하기도 한다.최적 경로 알고리즘은 크게 인지, 판단, 제어 등 세 가지 과정으로 진행된다. 먼저 위치정보시스템(GPS)과 라이다, 카메라 등을 이용해 차량의 위치, 속도, 진행 방향 등을 인지한다. 이를 바탕으로 딥러닝을 거쳐 가능한 수백 가지의 주행 경로를 산출한다. 주행 거리가 100㎞라면 1㎞씩 100개 구간으로 나눈 뒤 구간별로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구한다. 이렇게 구한 경우의 수를 조합해 가장 효율적인 한 가지 답을 찾는다.
최적화는 목적함수와 제약함수를 미분방정식으로 푸는 과정이다. 최소화 대상 값(주행 시간)을 미지수로 설정하고 파라미터(매개변수·속도, 교통량, 신호 등)를 입력한다.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제한 속도 및 앞차와의 간격 등은 조건 함수로 설정해 이를 위반하지 않도록 한다. 테슬라 자율주행차는 큰 트럭을 뒤에 두는 운행을 금지하는 제약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주행 환경이 달라지면 최적 경로도 그때 그때 수정한다.
복잡한 센서를 가진 자율주행차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차량·사물 간 통신(V2X) 등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현재는 4세대 통신인 LTE로 V2X를 시험하는 수준인데 이론상 최고 속도가 1Tbps인 6세대(6G) 통신 이후 ‘NEXT G’ 시대가 되면 자율주행차의 성능이 급격히 개선된다.손무성 LG CNS 최적화컨설팅담당은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신호 체계, 통신 기지국 위치와 기지국별 데이터 등을 수학적 최적화로 풀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런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 연산은 차세대 통신 생태계에서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은 고속도로를 누비는 화물업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화물업체는 연료 또는 물류비가 가장 적게 드는 경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인 마스오토의 노제경 부대표는 “수학적 최적화로 자율주행 트럭 연료를 25%가량 절감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자율주행 업체가 관련 기술 최적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기술 수준에 따라 레벨0에서 레벨5까지 6단계로 나뉜다. 레벨이 높을수록 완전자율주행에 가깝다. 레벨1·2는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이지만 레벨3부터는 자동차가 대부분 스스로 운전한다. 다만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와 특정 환경에서는 사람이 개입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인공지능(AI)이 결정을 내리다가 한계에 도달했을 때 운전자에게 주행 제어 기능을 반환하도록 설정돼 있다.요즘 전기자동차 업체가 주로 개발하는 자율주행차는 대부분 레벨3다. 비상 제동, 적응형 순항 제어, 자동 주차 시스템 같은 기능을 갖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 작동한다. 강남에서 탈 수 있는 자율주행 택시 역시 레벨3 수준으로 알려졌다. 운전자(안전관리 요원)가 탑승한 상태에서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운행한다. 서울시는 합정~동대문 구간에서 오후 11시 이후 심야 시간대에 안전요원이 탑승한 자율주행 버스 2대를 작년 말부터 운영 중이다.
정지은/장강호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