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경로 불확실성 커졌다...금리인하 '발목'

생산자물가지수↑·소비자심리지수↓
5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속속 쏟아지는 물가 관련 지표에 한국은행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 물가 전망치에 대한 조정 발언이 나올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욱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1.8%로 9개월 연속 올랐다. 농수산물 가격은 정부의 가격 안정 대책과 물량 확대로 하락한 반면,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은 상승해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을 끌어올렸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지수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번 4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간 만큼 소비자물가도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주에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역시 앞으로 물가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해, 기준선(100) 아래도 떨어졌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한국은행은 "CCSI가 수출 호조세에도 높은 체감 물가와 금리, 환율과 유가 상승 우려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도 좀처럼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높아지면서, 앞으로 물가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농축수산물(62.0%)과 공공요금(48.2%), 석유류 제품(36.3%) 등이 꼽혔는데, 이상 기후와 하반기 공공요금 현실화, 중동 사태 등이 확산되면 물가 잡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일 금통위에서는 물가전망 또한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근원물가의 경우에는 기존 1~4월 평균 전월비(+0.17%) 수준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전년동월비 2.2%에 가까워지고, 하반기 에너지요금, 공공요금 등의 요인을 감안할 때 하반기 근원물가는 2.2% 또는 그 이상을 예상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한창율기자 crh20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