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P' 시대 연다는 서울시…도심 주유소서 드론 배송 [현장+]

22일 서울 내곡동 내곡주유소
드론 배송 실증 현장 가보니
※한경닷컴으로 접속하시면 현장 영상을 같이 보실 수 있습니다.


“왜애애애애앵-”
택배에 '드론으로 배송한다'는 물류 배송 방식을 알려주는 'DRN' 글자가 인쇄돼 있다. 실제 배송 시에는 보다 많은 정보를 포함한 스티커가 붙게 될 예정이다. /사진=오유림 기자
‘드론 배송용’이라는 의미의 ‘DRN’ 글씨가 인쇄된 벽돌 크기의 택배 박스 3개를 실은 물류 드론이 4개의 프로펠러를 맹렬히 돌리자 주유소 옥상의 잔디가 바람을 맞고 순간 누웠다.
물류 드론 내 배송할 상품이 들어가는 칸. 5kg 까지 실을 수 있다. /사진=오유림 기자
물류 배송 드론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오유림 기자
순식간에 날아오른 드론은 전후좌우로 빠르게 이동했다. 가로세로 1.7m의 드론에 달린 물류 전용 칸에는 작은 마우스 등 배송상품이 5㎏까지 들어갈 수 있다.22일 서울시는 서울 내곡동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청계산 수변공원까지 5회에 걸친 드론 배송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 장소인 내곡주유소는 건물 내에 물류 로봇을 활용한 첨단 소형 창고를 둔 일종의 물류거점으로, 미래형 첨단물류 복합주유소를 표방하고 있다.

시는 2022년 11월 이곳을 대상지로 선정하고 자동화 물류시스템을 갖춰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초반 월 219건이던 배송량은 올들어 월 1039건으로 늘었다.

내곡주유소 물류 창고 건물 내부는 물류 로봇이 움직이는 첨단 ‘소형 물류 창고’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 인근 배송 수요가 큰 상품 등을 미리 이곳에 보관해 두었다가, 배송 시 전용 시스템을 통해 출고하고 포장할 수 있다.

물류 시설은 주유소 내 105.62㎡ 부지에 조성했다. 6대의 로봇이 1700여 개의 상자를 입출고한다. 매일 3600개 상자 정도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정용우 서울시 도시교통실 물류정책과 주무관은 “이곳은 로봇·셔틀 등의 기술을 활용해 통로 공간을 최소화했다”라며 “기존 공간을 최대 75% 축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드론 배송이 실증 단계를 거쳐 사업화되면 도심 하늘길을 활용한 물류 배송 시대가 열리게 된다.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근처 주유소 창고에 있는 물건은 3~4시간 이내로 금방 배송받을 수 있어 국내 물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물류 배송에 사용되는 드론의 모습. /사진=오유림 기자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번 실증으로 물류 드론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도심 내에서 물건이 사람을 찾아가는 G2P(Goods to Person)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