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에 AI 카테고리 만들어진 이유는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온라인 홈페이지에 최근 ‘인공지능(AI)’ 카테고리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 카테고리를 누르면 삼성전자가 올초 AI 기능을 탑재해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가 줄줄이 보인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한 통신사 인프라를 바탕으로 애플이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출시하기 전에 ‘AI폰=삼성전자’라는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포석이다.

AT&T는 홈페이지에 있는 ‘AI’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갤럭시S24 시리즈가 다양하게 나온다. 폴더블(fordabal) 카테고리에서도 삼성전의 갤럭시 Z플립 시리즈를 볼 수 있다. 두 카테고리에서 애플의 제품은 찾아볼 수 없다. 미 통신사 홈페이지에 AI 카테고리가 만들어진 건 처음이다. AT&T가 앞으로 AI기능이 강화된 휴대폰 시장이 본격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IT업계 관계자는 24일 "갤럭시S24 흥행을 기회로 삼아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애플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총력전을 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자사 홈페이지인 삼성닷컴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비스포크 AI 가전' 등 삼성의 AI 관련 제품을 한데 묶은 AI 카테고리를 만들고, 모바일 카테고리 내 '갤럭시 AI' 페이지도 추가로 만든 것. 홈페이지 개편은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까지 적용됐다. 순차적으로 70개국 이상의 홈페이지에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갤럭시S24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중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화면 상 이미지에 관한 정보를 손으로 동그라미만 그리면 자동으로 검색해주는 AI기능인 '서클투 서치'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4 판매 호조에 힙입어 삼성전자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 늘어난 7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미 시장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증가한 31%를 달성했다.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