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 이전, 자본금 확충 어떻게…고민 깊은 인천도시공사

서구 루원복합청사로 이전하면
현재 청사 지역 상권 위축 우려
원도심 재생사업 성공 위해
자본금 늘려 부채비율 감축 절실
인천도시공사(iH)가 추진하고 있는 동인천역 일원 복합개발 사업. iH 제공
인천시의 원도심 재생과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큰 역할을 해온 인천도시공사(iH)의 재도약을 위해서 자본금 확충과 불요불급한 과제의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도시 인천이 다시 한 번 개항의 역사를 품은 원도심(동인천·제물포·내항 등) 도시재생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iH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 도시개발업계에서는 iH가 원도심 재생, 도시 개발, 주거복지,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필수적인 도시 개발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에 주목하고 있다. 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투자 여력 유출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iH 신규 청사 이전을 위한 서구 루원시티 사옥 매입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게 공사 측 입장이다.인천시는 내년에 준공할 예정인 서구 루원복합청사에 이전할 공공기관을 검토하고 있다. iH 관계자는 “사옥은 거시적인 시 정책 및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정학적 포지셔닝이 필수적”이라며 “iH 재정 건전화에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정해져야만 인천의 지속적인 발전 동력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iH의 우선 사업에 ‘사옥 이전’ 과제를 올려놓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iH의 사옥 이전에 따르는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 현재 사옥이 있는 남동구 만수동의 상권 위축에 따른 주민 반대, 루원복합청사 사무동의 근무환경 적합 문제, 주차장 부족 등이다. 행정체제 개편과 인천시 신청사 건립이라는 계획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iH의 주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인천시 공공시설 재배치 용역 결과에 따라 루원복합청사 입주 논의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내년 준공할 예정인 인천 서구 루원복합청사. iH 제공
iH의 자본금 확충도 원도심 활성화와 원도심 재생사업인 제물포 르네상스의 성공을 위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iH는 2014년 8조원대(부채율 281%)이던 부채 규모가 2022년 5조원대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부채율이 200% 미만으로 대폭 낮아졌다. 그러나 부채 규모가 최대였던 2014년 이후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매해 평균 8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도 부채율이 200% 안팎에 머무는 것은 자본 규모가 서울, 경기의 도시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라고 iH 측은 주장했다. 부채율 200%는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 중점관리 기준이다.

iH 관계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부채는 17조7069억원으로 iH의 5조9805억원에 비해 11조7264억원이나 많지만 자본금이 iH에 비해 세 배 이상 많기 때문에 부채비율은 행정안전부 요구 기준인 200% 이내의 178.3%에 그친다”고 설명했다.수도권 지방 도시개발군 공기업의 자본금 규모는 iH 3조731억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 5조1592억원, SH공사 9조9328억원(2023년도 결산 기준)이다. 수도권 도시개발군 중에서 자본금 규모가 가장 큰 SH공사에 비해 3분의 1가량으로 규모가 작다는 게 iH의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iH는 인천시로부터의 자본금 확충(현물출자 등)을 통한 부채비율 감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타 시·도 지방 공기업인 충북개발공사 500억원 출자, 대전도시공사 6000억원 출자 등의 사례를 검토해 시 차원의 효율적 부채비율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작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 기조에 따라 iH의 올해 신규 토지·상가 매각 계획(약 1조1000억원)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는 상황이다.동인천역 일원 복합개발 사업 등 iH의 주도적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청사 이전과 자본금 확충 이슈는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