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영국 운명의 날, 수낵이냐 스타머냐…조기총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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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색인 총리 vs 검사출신 맞대결…英언론 "당 지지율상 스타머, 차기 총리 우위"
정치도박 승부수 던진 수낵…14년만의 정권교체 노리는 스타머 리시 수낵(44)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과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노리는 키어 스타머(61)의 제1야당 노동당이 오는 7월4일 치러질 차기 총선에서 명운을 건 일전을 치르게 됐다. 이번 총선 결과는 양대 정당을 이끄는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를 가르게 된다.
결과에 따라 영국 정치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4년간 집권해온 보수당이 제1야당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지지율 열세를 보이면서 현지언론들이 노동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가운데 수낵은 대역전을 벼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타머가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널리 예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있는 남아있는 상태라 노동당 내부에서도 우위가 완전히 견고하지는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 빗속의 수낵, 여권도 놀란 '정치 도박' 통할까
수낵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총선일을 발표하는 연설에서 "7월 5일이면 키어 스타머 또는 내가 총리가 될 것이다. 그는 권력을 얻으려 쉬운 길을 택한다는 것을 거듭 보여왔다"며 스타머 대표를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이제 문제는 여러분이 가족과 나라에 안전한 미래를 위해 누굴 믿느냐"라면서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강점을 강조했다.
영국 사상 첫 유색인종 총리로 취임한 지 1년 7개월 된 수낵 총리는 보수당의 지지율 부진에도 자신이 안보와 경제를 지킬 최적임자라고 내세우면서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이뤄진 이날 깜짝연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뤄졌다.
영국 언론들은 비에 흠뻑 젖은 수낵 총리가 정치적 도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의 내각조차도 발표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도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수낵 총리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감세정책 논란으로 49일 만에 낙마하고 나서 2022년 10월 첫 인도계, 첫 힌두교도이자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일한 엘리트 출신으로, 인도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 덕에 찰스 3세 국왕보다도 자산이 많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냈고, 보수당 총리들의 잇단 낙마 후 보수당 대표로 선출돼 총선 없이 총리가 됐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았던 물가상승률 둔화와 경기침체 탈출 성과를 냈으나, 이민 급증세 속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을 둘러싼 논란, 국민보건서비스(NHS) 질 악화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
보수당이 여론조사에서 20%대 초반의 낮은 지지율에 머물며 노동당에 20%포인트 격차로 뒤지는 가운데 수낵 총리 역시 개인적인 인기가 높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이번 달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수낵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20%에 그쳤고 비호감도는 71%에 달했다. ◇ 차기 총리 예약?…14년만 정권교체 벼르는 스타머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노리는 스타머 대표는 이날 조기 총선 발표에 대해 "이 나라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더 나은 미래와 공동체, 나라를 위한 변화의 기회"라고 환영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7월 4일 여러분에게는 기회가 있다.
우리는 함께 혼란을 멈추고 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우리는 영국을 재건하고 우리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상하수도 오염부터 범죄 증가, 식품물가 급등까지 거론하면서 "이 모든 건 보수당이 웨스트민스터(정계)에 일으킨 혼란의 직접적 결과"라고 정면 비판했다.
노동당은 그동안 당 지지율 우세에 힘입어 조기 총선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스타머 대표는 인권 변호사를 거쳐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 수장인 검찰국장을 지냈다.
검찰국장은 CPS를 감독하는 검찰총장과 차장에 이어 영국 검찰 조직의 3인자다.
키어라는 이름은 좌파 성향인 그의 부모가 영국 노동당 창립자 키어 하디(1856∼1915) 초대 당수의 이름을 따 지은 것이다.
그는 리즈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14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았으나 '경'(Sir)이라는 호칭은 내세우지 않는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거쳐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보다 강경한 좌파로 꼽히는 전임자 제러미 코빈 전 대표와는 거리를 두면서 당을 좀 더 중도로 이동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지지자들은 실용적이고 절제된 그의 성향이 노동당의 집권에 도움이 된다고 호평하는 반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노동당의 선명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는 팔레스타인을 충분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왔다.
실제로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무슬림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서 노동당 후보가 강경 좌파 성향의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기도 했다. 호감도가 34%로 수낵 총리보다 높지만, 비호감도(51%)가 호감도보다 높게 나오는 등 대중적 인기가 낮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정치도박 승부수 던진 수낵…14년만의 정권교체 노리는 스타머 리시 수낵(44)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과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노리는 키어 스타머(61)의 제1야당 노동당이 오는 7월4일 치러질 차기 총선에서 명운을 건 일전을 치르게 됐다. 이번 총선 결과는 양대 정당을 이끄는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를 가르게 된다.
결과에 따라 영국 정치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4년간 집권해온 보수당이 제1야당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지지율 열세를 보이면서 현지언론들이 노동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가운데 수낵은 대역전을 벼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타머가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널리 예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있는 남아있는 상태라 노동당 내부에서도 우위가 완전히 견고하지는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짚었다.
◇ 빗속의 수낵, 여권도 놀란 '정치 도박' 통할까
수낵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총선일을 발표하는 연설에서 "7월 5일이면 키어 스타머 또는 내가 총리가 될 것이다. 그는 권력을 얻으려 쉬운 길을 택한다는 것을 거듭 보여왔다"며 스타머 대표를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이제 문제는 여러분이 가족과 나라에 안전한 미래를 위해 누굴 믿느냐"라면서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강점을 강조했다.
영국 사상 첫 유색인종 총리로 취임한 지 1년 7개월 된 수낵 총리는 보수당의 지지율 부진에도 자신이 안보와 경제를 지킬 최적임자라고 내세우면서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이뤄진 이날 깜짝연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뤄졌다.
영국 언론들은 비에 흠뻑 젖은 수낵 총리가 정치적 도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의 내각조차도 발표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도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수낵 총리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감세정책 논란으로 49일 만에 낙마하고 나서 2022년 10월 첫 인도계, 첫 힌두교도이자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일한 엘리트 출신으로, 인도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 덕에 찰스 3세 국왕보다도 자산이 많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냈고, 보수당 총리들의 잇단 낙마 후 보수당 대표로 선출돼 총선 없이 총리가 됐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았던 물가상승률 둔화와 경기침체 탈출 성과를 냈으나, 이민 급증세 속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을 둘러싼 논란, 국민보건서비스(NHS) 질 악화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
보수당이 여론조사에서 20%대 초반의 낮은 지지율에 머물며 노동당에 20%포인트 격차로 뒤지는 가운데 수낵 총리 역시 개인적인 인기가 높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이번 달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수낵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20%에 그쳤고 비호감도는 71%에 달했다. ◇ 차기 총리 예약?…14년만 정권교체 벼르는 스타머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노리는 스타머 대표는 이날 조기 총선 발표에 대해 "이 나라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더 나은 미래와 공동체, 나라를 위한 변화의 기회"라고 환영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7월 4일 여러분에게는 기회가 있다.
우리는 함께 혼란을 멈추고 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우리는 영국을 재건하고 우리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상하수도 오염부터 범죄 증가, 식품물가 급등까지 거론하면서 "이 모든 건 보수당이 웨스트민스터(정계)에 일으킨 혼란의 직접적 결과"라고 정면 비판했다.
노동당은 그동안 당 지지율 우세에 힘입어 조기 총선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스타머 대표는 인권 변호사를 거쳐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 수장인 검찰국장을 지냈다.
검찰국장은 CPS를 감독하는 검찰총장과 차장에 이어 영국 검찰 조직의 3인자다.
키어라는 이름은 좌파 성향인 그의 부모가 영국 노동당 창립자 키어 하디(1856∼1915) 초대 당수의 이름을 따 지은 것이다.
그는 리즈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14년에는 기사 작위를 받았으나 '경'(Sir)이라는 호칭은 내세우지 않는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거쳐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보다 강경한 좌파로 꼽히는 전임자 제러미 코빈 전 대표와는 거리를 두면서 당을 좀 더 중도로 이동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지지자들은 실용적이고 절제된 그의 성향이 노동당의 집권에 도움이 된다고 호평하는 반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노동당의 선명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는 팔레스타인을 충분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왔다.
실제로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무슬림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서 노동당 후보가 강경 좌파 성향의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기도 했다. 호감도가 34%로 수낵 총리보다 높지만, 비호감도(51%)가 호감도보다 높게 나오는 등 대중적 인기가 낮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