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 사업" 대학 포기하더니…'매장 1000개' 깜짝 반전 [방준식의 재+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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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때려치고 청바지 팔던 고교생"고등학교 때 청바지를 팔았어요. 장사를 하다 보니 느꼈죠. '난 공부보다 사업 쪽에 재능이 있구나'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소셜커머스 '티몬'에 인턴으로 들어갔고, 22살에 나스닥 상장사 그루폰의 한국지사에서 최연소 본부장을 맡았었죠. 이후 내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2016년 프리미엄 독서실 작심을 열었죠. 처음에는 사양산업이었던 독서실이 과연 통할까 고민했지만, 한국 사회에 교육에 대한 열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8년 만에 다양한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 1000여개를 보유한 회사로 커졌습니다. (웃음)"
10년 만에 '반전 드라마'
'작심' 90년대생 강남구 대표
공부 대신 사업쪽 재능 찾아
22살에 그루폰 최연소 본부장
2016년 독서실 창업 폭발적 확장
오프라인 브랜드 1000여개 열어
한국만의 특징적인 교육 시스템을 꼽으라면 단연 독서실 문화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등장하며 주요 상권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202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독서실 시장은 약 8000억 원에 달하며, 스터디카페 시장은 약 2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시장에 한국의 프리미엄 'K 독서실'로 공략한 이가 있다. 2020년 포브스에 '아시아 글로벌 리더 30살 이하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의 이야기다.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국내 1위 스터디카페 브랜드 '작심'을 운영하는 강남구 대표(33)입니다. 2013년 10월에 '아이엔지스토리'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우연한 기회로 '티켓몬스터'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됐죠. 거기서 21살에는 최연소 팀장을 맡았고, 22살에는 나스닥 상장사 '그루폰'의 한국지사로 옮겨 최연소 B2B 본부장을 맡았어요. 이후 2013년 아이엔지스토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셨다고요.
"학교에 다니면서 청바지 장사를 했어요. '난 공부보다 사업 쪽에 재능이 있구나' 생각했죠. 대학은 당장 지금이 아니어도, 나중에 가도 늦지 않잖아요. 부모님을 설득해 대학 진학의 길을 포기하고 창업의 길을 과감히 선택했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길을 잃은 저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은 유명인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적인 조언이었죠.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3년 진로 교육 서비스를 창업하게 됐죠."Q.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갔었어요. 평일 오전이라 대부분 부스가 한산했었는데, 유독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있더군요. 가보니 독서실 프랜차이즈 부스였습니다. 당시 독서실 시장은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었지만, 그 부스를 보며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었어요. 기존의 낡고 어두운 독서실이 프리미엄 독서실로 바뀌던 타이밍이었거든요. 마치 동네 슈퍼가 편의점으로, 다방이 커피숍으로 바뀌었던 것처럼요. 전국 곳곳에 있는 일반 독서실이 모두 프리미엄 독서실로 바뀔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Q. 10년 만에 1000개 점포를 여셨다고요.
"2016년 사업을 프리미엄 독서실 '작심'으로 전환했어요. 그 후로 매년 100개씩 점포 수를 늘리며 3년 만에 업계 1위를 달성했죠. 그 외에도 하우스터디, 마제스티바버샵, 씨티케이션 프리미엄 키즈풀 등 현재는 1000여 개의 오프라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오픈한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2020년 포브스에 '아시아 글로벌 리더 30살 이하 30인'에 선정되기도 했죠. (웃음)"
Q. 국내 시장 규모는 어떤가요.
"2022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독서실·스터디카페의 시장 규모는 약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17년 약 8000억원 대비 200% 정도 성장한 셈이죠. 흥미로운 점은 스터디카페와 독서실, 커피숍, 공유사무실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변화는 이 시장이 몇 배나 더 큰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Q. 애로사항은 없었나요.
"가장 큰 위기는 인테리어 공사였습니다. 2017년 초 사업을 확장하면서 한번에 20여개 점포를 인테리어 업체 두 곳에 맡겨 추진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한 인테리어 업체가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시간을 끌더군요. 어떻게든 공사를 완공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작업자를 불러 마무리하려 했지만, 작업을 방해하며 전기를 끊고 나가기도 했죠. 다른 한 업체는 잠적까지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러다간 부도가 나겠다' 생각했죠. 주위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고 나서 깨달았어요.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언젠가는 무너진다는 것'을요. 그 이후 시스템을 체계화하는데 더욱 공을 들였죠."Q. 현재까지 실적은 어떤가요.
"키오스크를 통해 기록된 이용자들의 수를 보면 10여년 간 총 250만명이 이용했습니다. 하나의 사업으로 대박을 낸 것은 아닙니다. 2019년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이후 지난 5년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지속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왔죠. 기존에는 단발성 매출에 의존했지만, 온라인 소프트웨어 사업 등 다각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이익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직영점 확대와 오프라인 공간 융합형 모델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Q.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요.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높은 아시아권 국가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2022년 교육기업 대교의 홍콩 법인을 통해 'K 독서실' 작심 브랜드를 수출했죠. K컬처를 타고 현재 대만, 미국, 일본, 베트남, 몽골 등에서 해외 입점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요. 최근 중국에서는 프리미엄 공부 공간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하며 중국 내 수만개의 독서실이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 중입니다."
Q. 앞으로의 신사업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사교육 슈퍼 앱'을 개발 중입니다. 호텔, 여행, 레저 하면 '야놀자'나 '여기어때'에서 예약하듯이, 스터디카페, 독서실, 학원, 공부방, 교육 콘텐츠 등 시장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누구나 쉽게 앱 하나에서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고, 원하는 성취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죠. 두 번째는 지역 상권 브랜드 발굴입니다. 최근 부동산 상가들의 공실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아이템들을 지속해서 발굴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인 '학습, 수면, 건강'의 3가지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비용이 많이 들기에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진입장벽이 있었죠.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고, 전국 직영점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해 지원하고 있죠. 제가 도울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사람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제공해 '학습'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요. 수면 브랜드 '작심홈'도 곧 런칭할 계획입니다. 공부만큼 중요한 것이 수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수면과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가가 되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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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