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시마호 승선명부 없다더니…"日 정부 보관 확인"

교도 "日정부, 명부 3종류 정보공개"…日 "사고 후 작성"
1945년 우키시마마루(浮島丸·이하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과 관련, 그동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승선자 명부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정보공개 청구에 응해 3가지 종류의 명부를 공개했다.

교도는 이번에 공개된 명부가 해군과 기업이 각각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오모리현의 오미나토(大湊) 해군시설부 '승선명부' 표지에는 "8월 24일 승선, 총원 2천429명"이라고 적혀 있다. 명부의 직종, 성명, 생년월일, 본적지가 기록된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가려진 채로 공개됐다.

제4부대장 명의의 명부에는 333명의 칸이 있으며 8월 19일로 기재돼 있다.

또 일본통운 오미나토 지점 '우키시마마루 승선 조선인 명부'에는 144명, 8월 22일로 기록돼 있다. 이와 별개로 공개된 오미나토 지방 복원국(復員局) 장관의 1946년 4월 19일 문서에는 조선인 승객이 오미나토 해군시설부 2천838명, 해군시설협의회·일본통운 897명 등 합계 3천735명으로 기재됐다.

이 문서엔 "억지로 편승한 사람도 소수 있어 선상에서 추가 명단을 작성했으나 침몰로 상실했다.

추측하건대 70명 정도"라고도 적혔다. 도시샤 대학 오타 오사무 교수는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명부로 전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에 관한 한일 정부의 약속에 기초해 한국 정부에 넘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유족들의 국가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선자 명부를 '승선 시 작성해 배에 비치한 것'으로 정의하면서 침몰로 상실됐다고 주장했고 명부와 유사한 문서의 존재도 밝히지 않았다.

후생노동성은 "이번에 공개한 문서는 사고 후 조사를 거쳐 작성된 명부"라며 "승선 시 작성해 배에 비치한 승선자 명부와는 작성 시기가 달라 별개의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의 해군 수송선이다.

1945년 8월 22일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해 이틀 뒤인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고 승선자 3천700여명 중 52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했고 승선자 7천500∼8천명 중 3천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사고 후 수년간 선체를 인양하거나 유해를 회수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생존자와 유족들은 1992년 일본 정부의 안전관리 의무 위반을 문제 삼아 일본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2004년 패소가 확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