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없습니다"…미래에 말 아낀 텐하흐, FA컵 뒤 경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이끄는 에릭 텐하흐 감독(네덜란드)이 시즌 마지막 경기인 FA컵 결승을 앞두고 경질설에 휩싸였다. 맨유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로 FA컵 결승을 치른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맨유에 명예 회복의 기회다.

맨유는 시즌 전 라스무스 회이룬 등 알짜 선수를 다수 영입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한 번도 5위권 안에 들지 못하고 중상위권을 맴돌다가 결국 8위로 시즌을 마쳤다.

텐하흐 감독으로서는 부상자가 너무 많았던 점을 탓하고 싶을 터다.

윌리 캄봘라, 해리 매과이어 등 중앙 수비수들이 끊임없이 줄부상당했고, 시즌 막판에는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중앙 수비를 맡기도 했다. 왼쪽 풀백 타이럴 말라시아는 시즌 내내 결장했고, 같은 포지션의 루크 쇼 역시 2월부터 전열에서 이탈했다.

공격수 앙토니 마르시알은 지난해 12월 이후로 개점휴업 상태다.

첼시에서 5천500만 파운드(약 950억원)의 거액을 주고 데려온 메이슨 마운트는 선발로 딱 5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이 정도로 부상자가 많다면, 어떤 감독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기 힘들다.

하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이전에 부상이 잦았던 선수들이기도 하다.

부상에 대비하지 못한 것 자체가 텐하흐 감독의 실책이라는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니다.
텐하흐 감독과 맨유의 계약은 내년 6월까지다.

그러나 성적 부진에 올 시즌이 끝나면 맨유가 텐하흐 감독을 경질할 거라는 소문이 나돈다.

골닷컴은 "FA컵 결승 결과와 관계없이 맨유는 이미 텐하흐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텐하흐 감독은 말을 아꼈다.

그는 24일 결승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난 할 말이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승에서 승리하고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우승 트로피를 따내기 위해 맨유에 왔다.

우리는 우승 기회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상대는 연고지 라이벌이자 이 시대 '최강팀'으로 손꼽히는 맨시티다.

올 시즌 두 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맨유는 0-3, 1-3으로 잇따라 완패했다.

지난해 FA컵 결승에서도 맨유는 맨시티에 1-2로 졌다.

텐하흐 감독은 "(직전 리그 원정 경기에서는) 교체 자원이 부족했지만, 이번에는 벤치 멤버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훨씬 더 강한 팀이 됐다"고 큰소리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