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금리 신중론'에 금값 1주일간 하락…"채권투자보다는 유망" [원자재 포커스]

美 중앙은행 금리 인하 기대 옅어지자 금 가격 하락
“일시적 조정일 뿐”…중앙은행 금 매집 이어져

온스당 2400달러를 넘기며 고공행진 했던 금 가격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발언 이후 일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 인하 시기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미국 경제 성장률이 2분기에 반등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금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시적인 조정일 뿐 투자자산으로서의 금은 여전히 유망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사진=게티이미지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은 이날 2.1% 하락한 2328.61달러에 마감하며 지난 1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물 역시 2.3% 떨어져 온스당 2337.20에 장을 마쳤다. 금 현물 가격은 20일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2449.89달러를 찍은 뒤 최근 사흘간 5%가량 하락했다.
금 현물가격 추이(사진=CNBC)
각종 경제 지표들이 금 가격을 끌어내렸다. 이날 S&P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4.8로 집계됐는데,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51.6)보다 월등히 높았다. 2022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PMI 예비치도 52.4로 예상(50.0)을 상회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2분기에 반등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5월 미국 기업활동이 2년여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자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ed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며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상품 전략가는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하 전망 약화로 금에 대한 차익 실현이 촉발됐다”고 해석했다.다만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 14% 상승하며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향후 채권보다 더 유망한 안전자산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국채 총수익 지수는 2020년 정점 대비 하락 폭이 11%에 달하는 반면, 금은 올해만 15% 가까이 상승했다. 51년 전 금에 1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가치는 2314달러에 달하며, 이는 같은 기간 국채에 투자했을 때보다 수익이 172달러 많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국채 수익률 능가한 금(사진=블룸버그 통신)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국채와 금이라는) 두 전통적인 피난처의 (성과) 차이는 치솟는 정부 부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과 실물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채권 선호 하락은 Fed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서 기인한다.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도 확대된 상황이다. 미국의 공공부채는 팬데믹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져 지난 10년간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 연방정부 부채는 35조달러(4경8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집량을 늘리면서 금 가격을 높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18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렸지만 미국 국채 비축량은 줄였다.

줄리안 브리그덴 매크로 인텔리전스 2 파트너스 공동 창립자는 “인구 고령화, 저축 인구 감소로 인해 계속 늘어나는 부채 공급을 감당할 만큼 (채권)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며 “현재 채권의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