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벌써 20% 올랐는데…"구리 가격 4배 더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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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화 추세로 구리 수요 폭증전 세계 구리 공급 부족으로 향후 4년 이내에 구리 가격이 t당 4만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예측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지난 20일 t당 1만1000달러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한 구리가 현재 가격의 4배에 달하는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리 가격은 올들어 이미 20% 상승했다.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피에르 안두랑 헤지펀드 매니저는 "앞으로 4년 정도 지나면 (구리 가격이) t당 4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안두랑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 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소 등 전 세계적인 전기화 추세로 인해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결국 공급이 따라잡겠지만, 공급이 수요를 충당하려면 5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공급 부족에 대한 전망은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호주의 BHP가 영국 광산기업 앵글로아메리칸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390억달러에서 시작한 인수 가액은 세 번째 제안에서는 492억달러까지 뛰었다. BHP는 인수 가액 100억달러를 올려잡으면서도 새로운 구리 광산 개발보다 기존 광산 인수가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BHP는 지난해 5월에도 호주 구리 광산업체 오즈미네랄을 60억달러(약 8조25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구리 광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두랑 역시 기존 광산의 생산량 증대만으로는 급증하는 구리 수요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광산 개발에는 15년 이상이 소요된다고도 덧붙였다.
"새 광산 개발 15년 소요" 지적
안두랑 헤지펀드, 83% 수익률 기록
안두랑은 작년 유가 급등 예측이 빗나간 데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과 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가가 큰 폭으로 변동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브렌트유는 24일 기준 배럴당 81.3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9월의 최고치인 98달러를 훨씬 밑도는 가격이다.
FT는 원자재에 대한 안두랑의 자신감은 투자 경험에서 우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두랑은 원자재 관련 헤지펀드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원유 투자 실패로 55%에 달하는 큰 손실을 입었으나, 올해 다양한 원자재 투자를 통해 8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안두랑은 구리 외에도 코코아, 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들 원자재로 구리와 마찬가지로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따라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