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날씨 탓?"…배추값 '폭락'·양배추 '폭등'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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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진 날씨에 배추·상추·감자 '폭락'농산물 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따뜻한 날씨로 출하량이 늘어난 감자와 배추·상추 등에선 큰 폭의 하락세가 나타냈다. 다만 양배추와 포도 등 일부 품목은 수급 불안에 널뛰기를 거듭했다.
양배추는 '고공행진'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
1달 전보다 23% 하락
6개월만에 최저점 도달
24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KAPI는 138.82로 한 달 전(180.17)보다 약 23% 하락했다. KAPI가 130선으로 떨어진 건 작년 11월 11일 이후 6개월 만의 일이다.KAPI는 2013~2019년 22개 농산물의 적정 평균 가격(100)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올 초 197.91로 출발한 KAPI는 사과·토마토 등 가격이 크게 오르며 3월 1일 253.62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4월 중반부터는 조금씩 하락하며 하향 안정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이번주에는 KAPI 구성 품목 22개 중 배추(-45.86%), 상추(-37.45%), 양상추(-33.52%) 등 14개 품목 가격이 하락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생육 속도가 빨라져 시장에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감자의 경우는 이번주 24.62%, 1년 전과 비교하면 42.77% 하락했다. 22개 품목 중 전년 동월 대비 하락폭이 가장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감자 작황이 매우 좋지 않아 예년대비 높은 시세를 보였다”며 “올해는 아직 작황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지난주 11.28% 올랐던 토마토는 이번주 6.12% 떨어지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박과 참외 등 여름 제철 과일 출하가 늘면서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양배추(35.19%)와 파프리카(27.53%), 당근(23.52%) 등 품목은 급등했다. 양배추는 1년 전보다 132.88% 올랐다. 이달 초 강원 산지에 내린 폭설이 성장 속도에 영향을 줘 출하 시점이 당초 대비 1~2주 늦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음달부터 노지 재배 물량이 풀려야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샤인머스캣 등 포도 역시 저장량 소진 등으로 전년 대비 61.66% 높은 수준에 거래됐다.마늘 가격은 지난 1주 간 2.84%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5.36% 상승했다. 제주 등 남부지방에서 마늘이 여러 쪽으로 갈라져 상품성이 떨어지는 ‘벌마늘’ 피해가 나타났지만 아직 시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