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의 반격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illiam McGurn WSJ 칼럼니스트
오늘날 자유시장에 대해 거친 말을 하는 것은 민주당 좌파만이 아니다. 공화당 우파도 자유시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의 전면적인 관세부터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산업정책까지 자유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브래들리재단이 올해 새뮤얼 그레그 미국경제연구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경제학 석좌교수에게 상을 수여하기로 한 결정은 반혁명적이다. 그레그 교수는 ‘보이지 않는 손’이 포퓰리즘 대안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오늘날 그레그와 같은 자본주의 옹호자는 드물다.

사라진 자본주의 옹호자들

그레그는 자본주의는 모두 공정하게 경쟁할 때만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외국산 철강 가격을 인상하는 관세 같은 ‘보호주의 보복’은 이를 부과하는 국가에도 해를 끼친다. 이 같은 관세는 미국 철강 생산업체의 상황은 개선할 수 있지만 건설사부터 자동차 구매자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미국인의 상황을 악화시킨다. 그레그는 “중국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중국처럼 되는 게 아니라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그린 뉴딜은 중국 전기차 산업을 비뚤어지게 장려한다. 공화당 버전은 국내 제조업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양쪽 모두 겸손하지 못하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미국인들이 고통받고 있다. 공화당의 산업정책 지지자들은 민주당이 저지르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 방법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레그 같은 사람들은 ‘시장 근본주의자’ 또는 ‘좀비 레이건주의자’라는 조롱을 받는다. 그레그는 “1980년대가 아니라 2020년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루비오 상원의원 같은 보수주의자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같은 진보주의자가 산업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개념적 오류로 인해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유시장의 역설

자유시장 정책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공화당이 외치는 것은 미국 노동자들의 처지가 이전보다 나빠졌다고 생각해서다. 물론 많은 미국인이 바이든 정부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시장이 이들 문제에 책임이 있다거나 노동자들이 뒤처진다는 증거는 없다. 그레그는 “오늘날 블루칼라들은 1950년대나 1970년대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더 잘살고 있다”고 말한다.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평균 전체 소득과 혜택은 훨씬 더 높고, 조부모 세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노동 절약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레그는 “합리적 이기심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반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정책은 종종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게 시장의 역설”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은 가난한 사람을 돕고자 하지만 노동시장에서 가격을 책정해 노동력 진입 기회를 빼앗는 경우가 많다. 자본주의는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경쟁 체제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The Invisible Hand Strikes Back’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