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기술 약진 뒤엔 '신재생에너지' 있었다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값싼 전기
전기차·배터리 등 레드테크 뒷받침
중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던 나라였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엄청난 탄소를 배출하던 중국은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움직임에 크게 반발했다.

이런 기조가 바뀐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첨단산업으로 산업정책의 방향을 튼 중국은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그중 하나로 삼았다. 글로벌 에너지 헤게모니를 잡을 기회로 여기고 역량을 집중했다. 2005년 신재생에너지법에 이어 2011년 내놓은 ‘경제 5개년 계획’에 태양광, 풍력, 그린 수소, 지열, 배터리 연구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전략과 보조금 지원책 등을 대거 넣었다.‘클린 에너지 굴기’가 착착 실현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유엔총회에서 “206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이루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탄소중립을 외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최강자가 됐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제 중국은 에너지 전환에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내는 국가가 됐다. 지난해 11월 셰젠화 중국 기후특사는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를 만나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3배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탄소중립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명분과 자국 산업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꽃놀이패’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태양광, 풍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 등 친환경에너지 산업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율은 40%에 달했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싸고 질 좋은 전기는 다른 산업의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