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10㎝ 이상 작은 우리 애, 혹시 저신장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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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아이와의 활동이 늘어나는 5월이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를 둔 집에서 가장 걱정하는 질환 중 하나는 또래보다 성장 속도가 느린 저신장증이다. 큰 키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아이의 키가 작으면 성인이 돼서도 작은 키가 계속될까봐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성장 골든타임' 안 놓치려면
저신장증 진단 환자 4년새 1.5배 늘어
성장판 검사·성장호르몬 결핍 등 확인
정상 수치면 투여 효과는 크지 않아
이런 저신장증에 대한 고민으로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 학부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3만4600명이던 국내 저신장증 진단 환자는 2023년 5만1280명으로 1.5배가량 증가했다.김자혜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교수는 “저신장증은 같은 성별과 연령대 어린이 100명 중에서 키가 뒤에서 세 번째 미만인 경우를 의미한다”며 “또래 아이 평균 키에 비해 10㎝ 이상 작을 때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저신장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대부분 특별한 질병 없이 부모의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인 경우가 많다. 체질적으로 늦게 성장하는 체질성 성장 지연도 흔하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해지는 질환 때문에 저신장증이 생기기도 한다.
저신장증이 의심돼 병원을 찾으면 우선 성장판을 검사하고 성장호르몬이 적게 분비되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한다. 성장판 검사는 왼쪽 손목을 엑스레이로 찍어 살펴보는 방식이 가장 정확하다. 다만 나이에 따라 검사하는 부위가 달라질 수 있다. 팔꿈치나 어깨뼈 엑스레이를 같이 찍기도 한다. 1세 미만 아이는 무릎 사진도 찍을 수 있다.이렇게 촬영한 뒤 뼈 나이와 현재 연령, 키를 종합해 최종 신장 예측치를 뽑아낸다. 예측치인 만큼 한계는 있다.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너무 많으면 최종 성인 신장을 예측하는 게 상당히 힘들다. 사춘기 시기나 사춘기 진행 속도, 성장 속도에 따라서도 많은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됐는지 등은 혈액검사로 확인한다. 성장호르몬은 하루에도 수시로 분비량이 변화한다.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자극하는 약제를 투여한 뒤 여러 차례 채혈해 혈액 속 성장호르몬 농도가 낮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한다.
김 교수는 “성장호르몬 자극으로 간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IGF-1) 검사는 하루 동안 변화량이 적기 때문에 좀더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다”며 “정상 수준보다 2 표준편차 이하로 감소했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이런 종합적인 검사를 거쳐 아이가 저신장증으로 진단됐다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선택한다. 몸속 성장호르몬은 골격근과 장골을 성장시켜 신체의 최종 크기를 결정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같은 질환이 있다면 2세가 넘으면 바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다. 임신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저신장 아이라면 4세 이후부터 치료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경우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원인 질환을 앓고 있지 않지만 키가 작은 것은 특발성 저신장이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지만 건강보험 혜택은 받을 수 없다.김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부족한 아이에겐 효과가 있지만 호르몬 수치가 정상이고 키가 정상 범위인 아이에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했다. 성장판이 충분히 열려 있는지 여부와 투여 시작 나이, 기간에 따라서도 성장호르몬 치료 효과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정확히 진단해 적절한 용량을 활용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부작용 우려도 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활용해선 안 된다. 그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척추측만증, 고관절 탈구, 일시적 고혈당, 두통, 부종, 구토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부작용에 대한 검사를 병행하면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