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영국 총선서 14년만의 '노동당 총리'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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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급락 보수당 참패 전망…노동당, 과반 정당 노려
정권교체시 정책·노선 변화…'노동당, 중도로 이동' 평가도
7월 4일(현지시간)로 예고된 영국 총선은 2010년부터 내리 집권한 보수당 정부가 교체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 정세의 긴장도가 높아진 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정권 교체 여부는 전세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 지지율 23%p 차로 노동당 선두…"보수당 승리확률 1%"
현재 여론조사로는 키어 스타머(61)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부동의 1위'다.
노동당은 659석 중 418석을 휩쓸었던 1997년 총선처럼 이번에도 자동으로 정부 구성 권한을 확보할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게 목표다. 23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노동당 지지율은 45%로 보수당(22%)에 23%포인트 앞선다.
다음은 영국개혁당(11%)과 자유민주당(10%), 녹색당(6%) 순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쳐 보수당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2021년 말부터 지지율이 노동당에 뒤집혔고 이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단 1%"라고 관측했다.
실제 하원 의석 비율은 지지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전국 득표율은 43%였지만, 확보한 하원 의석은 63%였다. 2019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44% 득표율로 56% 하원 의석을 차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론조사 결과를 의석수로 환산해 보면 노동당이 650석 중 298∼488석(중앙값 381석, 59%)을 확보하고 보수당은 87∼270석(192석, 30%)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보수당이 1997년을 넘어서는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1997년 총선은 1906년 총선에 이어 보수당의 사상 두 번째로 큰 패배였다.
그런데도 2022년 10월 취임한 리시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이라는 '정치적 도박'에 나선 것은 올가을까지 보수당을 띄울 만한 별다른 호재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영국 매체들은 분석했다. ◇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 탄생할까
총선에서 보수당이 참패해 수낵 총리가 물러난다면 영국은 8년 새 6명의 총리를 맞이하게 된다.
데이비드 캐머런(2010∼2016) 총리가 노동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이래로 테리사 메이(2016∼2019), 보리스 존슨(2019∼2022), 리즈 트러스(2022), 수낵에 이르기까지 보수당 총리는 5명이다.
노동당이 기세를 몰아 총선에서 압승, 과반 정당이 된다면 스타머 대표는 고든 브라운(2007∼2010) 이후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가 된다.
과반 정당이 없는 의회(hung parliament)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고, 이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보수당은 2010년 제3당 자유민주당과 연정에 합의했고 2017년엔 제5당 민주연합당(DUP)과 손잡고 정부를 구성한 바 있다.
영국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는 "브렉시트로 보수당이 의회에서 인기를 잃었기에 자유민주당이나 SNP가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고 노동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중도우파 보수당에서 중도좌파 노동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영국은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은 집권시 보수당의 간판 정책인 르완다 난민 이송을 폐지하겠다고 예고했고 철도를 다시 국영화하고 청정에너지를 관리하는 에너지 공기업을 신설하는 등 공공서비스를 개혁하겠다고도 공약했다.
EU와 무역, 인적 교류 등에서 협력을 늘릴 것으로도 전망된다.
그러나 영국 언론은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그간 중도로 '우클릭'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스타머 대표는 2020년 확고한 좌파 성향의 제러미 코빈 전 대표로부터 당권을 넘겨받은 이후 대학등록금 폐지, 초고소득자 소득세 인상과 같은 진보적 공약을 철회했다.
당내 강경파로부터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가 불충분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일간 가디언은 1997년 총선에서 압승해 총리가 된 토니 블레어가 '명나라 화병을 들고 광택 있는 바닥을 걸어가는 사람'에 비유됐던 것처럼 스타머 대표도 그와 유사한 접근법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명나라 화병' 전략에는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를 소외시키고 일부 지역 의석을 잃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해설했다. /연합뉴스
정권교체시 정책·노선 변화…'노동당, 중도로 이동' 평가도
7월 4일(현지시간)로 예고된 영국 총선은 2010년부터 내리 집권한 보수당 정부가 교체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 정세의 긴장도가 높아진 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정권 교체 여부는 전세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 지지율 23%p 차로 노동당 선두…"보수당 승리확률 1%"
현재 여론조사로는 키어 스타머(61)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부동의 1위'다.
노동당은 659석 중 418석을 휩쓸었던 1997년 총선처럼 이번에도 자동으로 정부 구성 권한을 확보할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게 목표다. 23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노동당 지지율은 45%로 보수당(22%)에 23%포인트 앞선다.
다음은 영국개혁당(11%)과 자유민주당(10%), 녹색당(6%) 순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쳐 보수당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2021년 말부터 지지율이 노동당에 뒤집혔고 이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확률은 단 1%"라고 관측했다.
실제 하원 의석 비율은 지지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전국 득표율은 43%였지만, 확보한 하원 의석은 63%였다. 2019년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44% 득표율로 56% 하원 의석을 차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론조사 결과를 의석수로 환산해 보면 노동당이 650석 중 298∼488석(중앙값 381석, 59%)을 확보하고 보수당은 87∼270석(192석, 30%)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보수당이 1997년을 넘어서는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1997년 총선은 1906년 총선에 이어 보수당의 사상 두 번째로 큰 패배였다.
그런데도 2022년 10월 취임한 리시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이라는 '정치적 도박'에 나선 것은 올가을까지 보수당을 띄울 만한 별다른 호재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영국 매체들은 분석했다. ◇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 탄생할까
총선에서 보수당이 참패해 수낵 총리가 물러난다면 영국은 8년 새 6명의 총리를 맞이하게 된다.
데이비드 캐머런(2010∼2016) 총리가 노동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이래로 테리사 메이(2016∼2019), 보리스 존슨(2019∼2022), 리즈 트러스(2022), 수낵에 이르기까지 보수당 총리는 5명이다.
노동당이 기세를 몰아 총선에서 압승, 과반 정당이 된다면 스타머 대표는 고든 브라운(2007∼2010) 이후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가 된다.
과반 정당이 없는 의회(hung parliament)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고, 이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보수당은 2010년 제3당 자유민주당과 연정에 합의했고 2017년엔 제5당 민주연합당(DUP)과 손잡고 정부를 구성한 바 있다.
영국 선거 전문가 존 커티스는 "브렉시트로 보수당이 의회에서 인기를 잃었기에 자유민주당이나 SNP가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고 노동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중도우파 보수당에서 중도좌파 노동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영국은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은 집권시 보수당의 간판 정책인 르완다 난민 이송을 폐지하겠다고 예고했고 철도를 다시 국영화하고 청정에너지를 관리하는 에너지 공기업을 신설하는 등 공공서비스를 개혁하겠다고도 공약했다.
EU와 무역, 인적 교류 등에서 협력을 늘릴 것으로도 전망된다.
그러나 영국 언론은 스타머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그간 중도로 '우클릭'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스타머 대표는 2020년 확고한 좌파 성향의 제러미 코빈 전 대표로부터 당권을 넘겨받은 이후 대학등록금 폐지, 초고소득자 소득세 인상과 같은 진보적 공약을 철회했다.
당내 강경파로부터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가 불충분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일간 가디언은 1997년 총선에서 압승해 총리가 된 토니 블레어가 '명나라 화병을 들고 광택 있는 바닥을 걸어가는 사람'에 비유됐던 것처럼 스타머 대표도 그와 유사한 접근법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명나라 화병' 전략에는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를 소외시키고 일부 지역 의석을 잃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해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