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숀 베이커 감독 '아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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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노동자 삶의 궤적 조명올해 칸 영화제의 주인공은 숀 베이커 감독(사진)의 영화 ‘아노라(Anora)’였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폐막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미국 영화 아노라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베이커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며 “이 상을 모든 성 노동자에게 바친다”고 했다.
"인간적이고 인도적인 영화" 평가
성 노동자, 위기 가정,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조명해온 베이커 감독은 트랜스젠더를 다룬 ‘탠저린’(2015)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빈곤층 아이들을 그린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로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받았다. 그는 아노라에서 젊은 여성 스트리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그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황금종려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사위원장 그레타 거윅은 아노라를 두고 “믿을 수 없이 인간적이고 또 인도적인 영화”라고 언급했다.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인도의 여성 감독 파얄 카파디아가 연출한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에 돌아갔다. 뭄바이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두 여성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인도 사회의 여성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는 ‘에밀리아 페레스’로 심사위원상 트로피를 가져갔다.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하려는 멕시코 카르텔 보스와 그를 돕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에 출연한 아드리안나 파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는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감독상은 ‘그랜드 투어’를 연출한 미겔 고메스가, 각본상은 ‘더 서브스턴스’의 시나리오를 쓴 코랄리 파르자가 받았다. 배우 제시 플레먼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로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올해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이 없었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는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김량 감독의 ‘영화 청년, 동호’는 칸 클래식 부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 재학 중인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는 학생단편경쟁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됐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