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급량 잠깐 늘었다고 투자 금물…최소 3개월 이상 추이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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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 더블유자산운용 CIO“‘홈런’을 칠 브랜드를 남들보다 한발 앞서 알고 싶다면 웹 트래픽과 게시글 양을 살펴보세요.”
김성혁 더블유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꾸준함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저평가 종목을 발굴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1994년생인 그는 SNS 빅데이터로 ‘대박’ 종목을 잇달아 발굴하며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연소 CIO에 올랐다. 김 CIO의 투자비책은 매주 월요일 아침 2시간 동안 글로벌 SNS를 돌아다니며 수작업으로 모은 데이터. 그가 주로 살펴보는 SNS는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와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다. 김 CIO는 키워드 언급량, 해시태그, 게시글 수를 브랜드별로 훑는다. SNS 이용자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연관 검색어 형태로 해시태그 수를 공개하기 때문이다. 브랜드별 판매량을 체크하기 위해 ‘아이템 스카우트’와 같은 전문 키워드 분석 툴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회사 인턴과 직접 취합해 표로 정리한다. 해외 포털의 검색 트렌드나 아마존·큐텐 등의 사이트 상품 리뷰, 네이버 카페의 상품 후기 등에서도 숨은 의미를 찾는다. 게시글 수 취합이나 검색 트렌드 지수 확인 같은 단순 반복 작업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
김 CIO는 다만 “데이터의 단기적 ‘스파크’는 의미가 없다”며 “최소 3개월 치 이상의 수치 변화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주 월요일을 기점으로 한 주 단위 변화를 기록한다. 데이터가 쌓이면 기업의 과거 주가 상승·하락기와도 대조해본다. 대외 변수 중 놓친 것이 없는지 다시 한번 따지는 작업도 필수다.
김 CIO는 “단순히 웹에서 ‘불닭볶음면’ 언급량이 많아졌다고 삼양식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며 “실제 판매 실적과 수출량을 확인하고 이 데이터와 주가 간 상관관계를 명확히 파악했을 때가 올바른 매수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