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마이데이터 사업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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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카페정보기술(IT) 업체와 스타트업이 정부의 마이데이터 사업에 반기를 들었다.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연간 수억원으로 예상되는 정보 전송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테크 기업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타파를 주장하던 테크 기업들이 외려 정부에 규제 장벽을 높여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인터넷기업협회 "비용 부담"
일각 "밥그릇 지키기" 비판도
26일 IT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벤처·스타트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지난 23일 정부에 전달했다. 협회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막대한 비용의 마이데이터 서버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며 “낮은 진입 장벽을 통해 혁신 사업을 선도해야 하는 영역의 경우 마이데이터 도입을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마이데이터는 여러 곳에 흩어진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이용자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에 해당 정보를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요구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지난달 연 매출 1500억원 이상 또는 플랫폼 이용자 수 100만 명 이상의 통신판매업체와 통신판매중개업체를 대상으로 마이데이터를 확대 적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스타트업은 마이데이터 정보전송자에 포함돼 관련 정보 전송에 연간 수억원을 써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구축한 데이터를 다른 회사와 무상으로 공유하게 되면 기업은 데이터 구축 투자를 줄이고 타사 데이터 수신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중국 플랫폼이 정보 수신자에 포함되면 국민의 개인정보와 기업 정보 등이 해외 기업에 유출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