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바닷속 가라앉은 해양쓰레기 건졌더니 60t '거대한 산'

폐그물·타이어·생활용품에 물고기 걸려 죽는 '유령어업' 심각
대형기선저인망수협, 바다의 날 앞두고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
27일 전국 최대 수산물 산지 시장인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
지난 21일 제주해역으로 출항했던 운반선 '자이코 7호'가 생선 대신 쓰레기를 한가득 싣고 이날 오전 부산으로 돌아왔다. 휴어기를 맞은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이 바다의 날을 앞두고 인근 해역에 나가 해양 쓰레기 60t가량을 수거해 온 것이다.
그물을 배에 매달아 바닷속을 끌고 다니는 대형기선저인망이 긁어온 쓰레기는 각양각색이었다.

선박의 갑판과 선미에는 통발, 폐그물, 폐타이어는 물론 플라스틱 의자, 물에 젖은 이불 등 생활용품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관계자는 폐그물을 가리키며 "지금 바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쓰레기들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유령 어업'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해양 쓰레기의 경우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는 수거가 원활히 이뤄지지만, 상대적으로 먼바다 근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배가 움직일 때마다 파리떼가 날아올랐고 가까이 다가가자 엄청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선박 가까이 붙은 지게차가 해양 쓰레기를 집어 짐칸에 옮기려 했지만, 워낙 양이 방대한 데다가 쓰레기들이 뒤엉켜 있어 헤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차에 실은 쓰레기는 폐기물 처리업체로 옮겨졌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은 지난달과 이날 두차례에 걸쳐 모두 120t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당시 인근에서 조업하던 대형기선저인망외끌이선주협회 소속 선박 13척과 여수대형트롤생산자협회 소속 선박 17척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쓰레기 수거에 동참했다. 수협 관계자는 "어업인의 삶의 터전이자 국민 수산 먹거리의 원천인 바다에는 현재 가늠조차 어려울 만큼 해양 쓰레기가 가득하다"며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 추가 예산을 투입해 어자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