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유사수신행위는 불법…투자금 약정까지 무효 아냐"

사진=연합뉴스
유사 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도 법적 효력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대부업체 이노에이엠씨대부의 관리인 A씨가 투자자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유지했다고 27일 밝혔다. 대법원은 “유사수신법으로 체결된 계약이 무효이면 계약 상대방은 유사수신 행위자에게 계약의 이행을 구하거나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며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사수신행위법의 입법 취지에 실질적으로 반할 수 있고 계약의 유효성을 신뢰한 상대방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노에이엠씨대부는 부실채권 매입 및 매입자산 관리 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4년 6월 설립됐다. 회사는 2018년 6월 말 B 씨와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투자금 3000만 원을 받았다.

이노에이엠씨대부는 2019년 7월까지 B 씨에게 투자원금 및 배당금으로 총 3580만2000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2021년 8월 이노에이엠씨대부에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회사의 회생절차 관리인 C씨는 B씨와의 투자 계약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회사로부터 받은 돈 중 투자원금과 법정이율인 연 5%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는 금액인 약 429만 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급심 재판부는 “유사수신법이 강행규정은 아니다”라며 “해당 법의 조항도 유사수신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자를 처벌할 뿐 유사수신행위의 상대방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고 봤다. 대법원 역시 1·2심과 동일한 판단을 유지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