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男, 탈옥 계획했나…"피해자 죽여버린다고"

부산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가해 남성(뒤쪽)이 피해자를 발로 가격하는 모습. /사진=피해자 측 변호사 제공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탈옥을 계획했다는 동료 수용자들의 주장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이진재 부장판사)는 27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보복협박등) 위반 및 모욕,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모씨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신문 절차를 시작했다. 증인으로는 지난해 초 이씨와 같은 구치소 감방에 수감됐던 유튜버 A씨와 B씨가 출석했다.A씨는 화상으로 증인 신문에 참여했다. A씨는 "구치소 수감 중에 외부 병원을 다녀온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씨가 병원 구조를 물어보고 출소하면 병원에 열쇠가 꼽힌 오토바이를 준비해달라고 했다"며 "수시로 피해자 빌라 이름을 말하며 탈옥해 찾아가 죽여버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씨는 민사 소송을 통해 피해자의 집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었고 재소자들에게 얘기했다"며 "탈옥하거나 출소한 뒤 찾아가 피해자에게 '올려 차기를 차서 똑같이 기절시킨 뒤 이번엔 로우 킥도 차서 뼈를 다 부숴버릴 거다'라는 보복성 발언을 수시로 했다"고 말했다.

또 "이씨가 피해자 때문에 1심에서 상해 사건이 아닌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이나 받았다고 말하며 굉장히 억울해했다"며 "피해자의 언론플레이 때문에 자신이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유튜브 방송으로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또한 피해자에 대해 "이렇게 언론플레이하다가는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고 말했다"며 "(A씨의) 유튜브 방송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줘 더는 사건이 공론화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협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피해자뿐 아니라 1심을 선고한 판사, 검사, 전 여자친구 등도 보복 대상이었다고 전하면서 "수첩에 이름을 적고, 이를 찢어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은 A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A씨는 "사실이 아니다. 제가 방송하게 된 계기는 피해자분이 너무 안타까워 그런 것"이라며 "누나가 둘이 있는 입장에서 가해자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보복을 준비한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났다. 이런 내용을 (대중에) 알리면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방송했다"고 반박했다.또 다른 증인 B씨도 A씨와 비슷한 취지로 이씨가 탈옥 또는 출소 후 피해자에게 보복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B씨는 "방을 옮기기 직전 새벽에 이씨가 종이를 찢은 뒤 변기에 버리는 모습을 봤다"며 "그 종이는 아마 피해자 보복에 대한 내용이 담긴 수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증인으로 함께 요청된 같은 방에 있었던 칠성파 조직폭력배 C씨는 "부담감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는 "이 사건의 피해자는 저뿐만이 아니다"며 "자신의 도주를 도와준 전 여자 친구를 접견 오지 않는다고 1순위로 죽여버리겠다고 했고, 죽이고 싶은 사람으로 검사와 판사 이름을 적어놨다. 이 보복은 내가 아니라 정당하게 사는 국민을 향한 보복"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그러면서 "구치소 동료들에게 허세로 자신을 보복하겠고 말한 줄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오토바이까지 준비해달라고 했다는 것에 놀랍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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