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믿고 투자했는데…소속사 폐업수순에 카카오엔터 '불똥'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논란으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까지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BS미디어넷 등 지분 투자자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7일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김호중을 비롯해 이를 은폐, 축소하려 한 혐의로 이광득 대표 등 임직원까지 함께 구속된 것과 관련해 임직원 전원 퇴사와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생각엔터테인먼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광득 대표(28.4%), 최재호 이사(29.7%), '컬투'로 알려진 개그맨 정찬우(28.3%) 등 3인이 거의 동일 비율로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BS미디어넷이 각각 10%, 3.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본래 생각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이광득 대표와 최재호 이사, 정찬우 3인이 공동 설립했고, 2022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광득 대표와 정찬우로부터 각각 5%씩 10%의 지분을 인수했다. 당시 지분 평가액은 100억원에 육박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음악 유통 등 사업적 협력을 위한 일부 지분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187억원으로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으로 발생했다. 광고 매출 8억원에 이를 제외한 180억원의 매출이 용역매출로 발생했다. 2022년 매출은 250억원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은 24억원이었다.소속 연예인으로는 개그맨 허경환, 요리연구가 정호영, 전 축구선수 이동국, 성우 안지환, 배우 김광규, 배우 손호준 등이 있다. 특히 TV조선 '미스터트롯2' 우승자 안성훈, '미스트롯2' 준우승 홍지윤을 포함해 금잔디, 영기, 정다경, 강예슬 등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당사는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소속 아티스트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여 협의 시 어떠한 조건도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생각엔터테인먼트 매출 기반이었던 매니지먼트 사업을 중단할 경우 사실상 회사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만큼 폐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폐업이 진행되면 주주들은 잔여 자산을 비율대로 분배받고 투자를 마무리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가진 지분의 시장 가치는 83억원 정도다.하지만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액수는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등 약 28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기준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총자산 290억원에 부채와 자본은 각각 173억원, 117억원이다. 회사의 총자본이 약 117억원이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분이 10%임을 고려할 때 회수 금액은 투자금에 미치지 못 할 수 있다. 더욱이 김호중의 구속으로 추가적인 현금 유입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