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에어컨 틀 순 없잖아요"…8만원 '가성비템'이 뜬다

에어컨보다 저렴해 여름 앞두고 뜨는 '서큘레이터'
'상하회전, 바람거리 15미터' 중요…4엽, 타이머 기능 등 살펴야
전자랜드 용산본점에 서큘레이터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어린이집을 다니는 자녀를 양육 중인 40대 가정주부 A씨는 여름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 더위에 잠투정 심해지는 아이를 달랠 일이 막막해서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마냥 틀어댈 순 없는 노릇. A씨는 "전기세는 둘째 치더라도 냉방병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A씨가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 제품을 알아보게 된 이유다.

올 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확률이 높고 비도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덥고 습한 날씨가 예상된다. 서큘레이터는 저렴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잘 고르면 단돈 몇 만원으로도 여름을 대비할 수 있어 에어컨과 조합해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상하 회전, 4엽 여부 등 살펴야

28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서큘레이터를 고를 땐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구조인지 살펴야 한다. 상하 90도로 움직일 수 있는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지 여부를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기 순환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에어컨 등 냉방기기와 함께 쓸 때 효율이 좋다.

조승국 전자랜드 용산본점 영업팀장은 "(서큘레이터가) 상하 90도로 움직일 수 있으면 넓은 공간에 바람을 빠르게 순환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야 공기 순환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A씨 같은 환경이라면 잠투정하는 아이가 깨지 않도록 소음이 적은 제품도 중요한데, 서큘레이터 날개가 소음과 연관된다.조 팀장은 "날개 수가 많을수록 바람을 더 잘게 쪼개기 때문에 소음도 줄어들면서 바람이 부드러워진다"고 귀띔했다. 다만 날개 수가 지나치게 많으면 바람을 멀리 보내는 데 한계가 있어 공기 순환 효과가 떨어진다. 소음을 줄이면서 공기 순환 효과도 내려면 4엽(날개) 제품이 적당하다는 평가다.

비교적 장시간 서큘레이터를 사용한다면 모터 과열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필요한 기능이 '타이머'다.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일정 시간만 작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야 모터 과열 걱정 없이 서큘레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모터의 경우 서큘레이터를 볼 땐 브러시리스 모터(BLDC)인지를 확인하면 된다고 했다. BLDC 모터는 브러시를 없애고 수명·출력조절을 보완한 모터로 소음이 작은 데다 내구성이 높다.

바람거리 '최소 15m' 성능 필요

서큘레이터의 핵심은 바람을 얼마나 멀리 보낼 수 있느냐다. 바람을 멀리 보내는 만큼 공기 순환도 효과적으로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 배치와 집안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바람거리가 20m 이상인 제품을 사용하는 게 공기 순환에 좋다"고 했다. 실내 넓이, 가구 배치 등을 감안해야 하지만 20평(66㎡) 안팎일 경우엔 최소한 15m 이상 바람을 보낼 수 있는 서큘레이터를 골라야 한다.

전자랜드 온라인몰에서 서큘레이터 누적 판매 순위를 보면 4만~29만원대 제품이 1~5위를 휩쓸었다. 1위 제품은 한 국내 업체가 판매 중인 8만원대 서큘레이터로, 3엽 날개와 상하 90도 회전이 가능하고 최대 유효 바람거리는 15미터다.조 팀장은 "서큘레이터의 경우 공기 순환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고 온풍기를 사용할 때도 따뜻한 공기 순환이 가능하다"면서 "리모컨이 포함된 제품이나 청소가 용이하도록 제품 분리·결합이 편리한 제품을 선택하면 편하게 오랫동안 서큘레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