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안전사고 줄인다"…전국 최초 어린이보호구역 태양광 LED 표시등 개발

주목 이 기업! - 이연쏠라스톤

별도 전기설비 구축 필요 없어
밤에도 선명…사고예방 효과
각종 위험표시 등 다양한 용도
충남 천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 전용 태양광 LED 표시등’이 설치된 안전 펜스 옆을 지나가고 있다. 강태우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아이들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학교 주변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1234건 중 절반에 가까운 42.4%(523건)가 초등학생 관련 사고로 나타났다. 스쿨존 사고율이 높은 이유는 아이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거나 주위를 살피지 않고 도로를 횡단하기 때문이다.

운전자 역시 스쿨존에서 신호 위반이나 과속, 전방 부주의로 사고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쿨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12대 중과실로 형사 합의를 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형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벌점, 범칙금,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처벌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스쿨존에 들어선 운전자들이 감속 운전과 전방 주의에 더욱 신경을 쓰는 일이 안타까운 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국내 최초 태양광 안전표시등 양산

충남 천안의 한 중소기업이 전국 최초로 태양광을 활용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안전표시등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도로안전시설물 제조기업인 이연쏠라스톤(대표 유서연)은 어린이보호구역 전용 태양광 LED(발광다이오드) 안전표시등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고 28일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태양광 패널과 LED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외부 전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 전기를 리튬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해가 지면 LED 기판을 통해 빛을 내는 방식이다. 태양광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별도의 전기 설비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감전이나 누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은 물론 전기 설비 구축 비용과 전기 요금 부담도 없다. 야간에 자동으로 빛을 발하는 조도 감지 시스템을 적용해 여름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일주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실리콘 박막형 특수 패널을 장착해 충전 효율이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안전 펜스 바깥(도로 방향)으로 설치하기 때문에 보행 안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스쿨존을 지나는 운전자 시야에는 표시등이 선명하게 들어오는 구조다. 시인성(모양이나 색이 눈에 쉽게 띄는 성질)이 우수하면서도 플리커(빛의 깜빡임) 현상을 없애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발광 기술이 핵심이다.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할 수 있어 원하는 안전 문구나 사진을 넣을 수도 있다.

○야간에도 빛나는 회전교차로

이연쏠라스톤이 제조하는 태양광 도로시설물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어린이보호구역을 비롯해 소방시설 주정차금지구역, 각종 도로 위험표시, 해안도로, 소공원, 운동시설, 놀이터, 조명시설, 광고·홍보, 길 안내 표시판 같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태양광 경계석의 경우 회전교차로에 설치하면 원활한 차량흐름을 유도하고, 사고 예방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천안시는 2022년부터 청수동 회전교차로, 연춘리 회전교차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회전교차로 등에 태양광 경계석을 설치했다. 회전교차로는 야간 운전자들의 시야 확보가 어렵고 역주행 등 교통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곳이다.태양광 경계석을 설치한 후 접촉 사고 발생이 감소했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김인환 씨(55)는 “몇 년 사이 신호등을 없애고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는 곳이 부쩍 늘었는데 야간에는 가로등이 있어도 회전교차로 주변이 어두워 사고 위험이 높았다”며 “태양광 경계석을 설치한 곳은 경계석이 유도등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유서연 이연쏠라스톤 대표는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노인보호구역, 커브길 등 교통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에 태양광 LED 안전표시등을 설치하면 사고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친환경 제품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운전자와 보행자 등 국민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