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헷갈리면 큰일나요"…美 주식 결제주기 단축

코인스탑 사태 당시 "결제주기 길어 매수 제한"
거래-결제 기간 길면 중개사 담보금 더 늘려야
금감원 "미수거래 변제대금 하루 일찍 넣어야"

28일부터 미국 증권 거래 후 결제까지 걸리는 기간이 이틀에서 하루로 줄어든다. 한국에서는 미국 주식 매도 후 사흘 뒤 대금을 받았으나 이제 이틀 뒤에 받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는 모습. AFP

지금까지 한국에서 미국 주식을 매도하면 대금을 받는 데 사흘이 걸렸지만 앞으로 이틀이면 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이 증권거래 결제 주기를 하루 앞당기면서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8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T+2' 제도가 'T+1'으로 변경된다고 전했다. T+2는 주식,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를 체결한 뒤 2영업일 뒤에 대금이 결제되는 제도를 말한다.

각 증권거래소는 수많은 개인 간 거래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한꺼번에 청산·결제한다. 미국 증시에서는 2영업일이 걸렸다.

이를 1영업일로 앞당기는 것은 긴 결제 주기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1년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 대결을 벌인 '게임스톱 사태' 당시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는 돌연 매수주문 제한 조치를 했다. 매매가 급증해 결제 담보 예탁금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거래-결제 기간이 길면 증권사는 더 많은 담보금을 보유해야 한다. 이에 규제 당국은 예탁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제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같은 변화는 영국, 유럽연합(EU) 등도 T-1 제도를 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FT는 평가했다. 캐나다 아르헨티나 멕시코는 미국과 함께 T-1제도를 도입했으며 인도는 이미 이를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는 결제 주기와 시차로 인해 주식 매도 대금을 받는데 사흘 걸렸다. 앞으로는 이틀 뒤에 받을 수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주식 미수거래를 이용 중인 투자자는 미수거래 변제 대금을 기존보다 하루 일찍 계좌에 입금해야한다"고 주의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