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투자 활발해지자…천연가스 가격 다시 하락세 [원자재 포커스]

천연가스 가격 전일 대비 5.14% 떨어져
생산량 늘어나며 최근 상승세 꺾여
올해 최고가 대비해 24.47% '급락'
사진=REUTERS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투자가 활발해지며 공급이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와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수요로 인해 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5.14% 떨어진 100만BTU(열량 단위)당 2.7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월12일(3.31달러)과 비교해 24.47% 떨어진 수치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들어 등락을 거듭했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상 최고가(9.34달러)를 경신한 뒤 지난 2월까지 하락세를 보여왔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세를 그려왔다. 전 세계적으로 증설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 중 하나인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된 영향도 컸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배경엔 최근 크게 늘어난 천연가스 공급이 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현재 연간 1억500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LNG 시설이 처리 가능한 규모는 약 4억t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지난달 말부터 가격이 급등해 시추 업체들이 생산량을 크게 늘린 점도 가격을 끌어내렸다.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생산량 증가가 계속되고 있고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온화한 날씨로 수요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관건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센터 증설에 천연가스가 에너지 공급원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토비 라이스 EQT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열풍은 가스 없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AI 열풍에 의한 전력 수요는 엄청난 신흥시장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예측되는 이상 고온과 이상 한파도 변수다. 우선 올해 여름 미국과 동아시아 일대를 덮칠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이 냉방 수요를 끌어올릴 경우 천연가스 가격은 다시 급등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천연가스 수요는 냉방 시즌보다 난방 시즌에 더 높은데, 올해 겨울엔 라니냐가 북극 한파를 동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라니냐는 적도 무역풍이 평년보다 강해지면서 서태평양의 해수면과 수온이 평년보다 상승하는 현상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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