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현금 사용 줄고 있지만, 수용성 저하 우려할 상황 아냐”

일상생활에서 현금 사용이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현금 수용성 저하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일상생활에서 현금 사용이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현금 수용성 저하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근영 한국은행 발권국장은 지난 24일 한은 본관에서 2024년 상반기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말했다.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는 국내 화폐유통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22년 8월 발족해 동 시스템 내 핵심 역할(공급자, 중개자, 사용자)을 수행하는 총 23개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김 국장은 “비록 일상생활에서 현금 사용이 계속 감소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에서 현금 접근성과 수용성 저하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협의회에서의 건설적 논의가 합리적 대응방안 모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화폐 수급 동향 및 주요 특징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했다.올해 1분기 말 화폐발행잔액은 185조원으로, 금리 하락에 따른 예비용 및 가치저장 목적의 화폐수요 확대,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 등으로 고액권을 중심으로 지난해 1분기 말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현금 수용성 현황 및 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한 대응책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현금 수용성은 일상적 상거래에서 거절 우려 없이 현금이 지급수단으로서 수용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현금 수용성이 저하될 경우 고령층 등 현금 의존도가 높은 취약계층의 소비활동이 제약될 수 있단 설명이다.국내 현금 없는 매장 운영실태를 점검해본 결과, 현재로서는 국내 현금 수용성 저하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 대부분 이를 제한적으로 도입·운영 중이며, 고객들의 현금결제 요구가 있을 경우 대체로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절감 필요성 등으로 무인 키오스크 매장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현금결제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도 일부 배치할 필요성도 언급됐다.향후 현금사용선택권을 입법화할 경우 국민들의 현금사용 권리 보장과 소상공인들의 현금 취급비용 부담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근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현금 없는 버스’가 확대되고 있으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현금 소지자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탑승 후 버스에서 교통카드 구매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참가기관 간 정보공유를 바탕으로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화폐유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향후 분과 실무회의 등을 활성화해 이번 회의에서 제시된 개선 필요사항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채영기자 chae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