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뷰'에 호텔급 헬스케어…보증금 3000만원에 살 수 있다?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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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콘텐츠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단지 뒤로 천천히 오르다보면 20분쯤 후에 북한산 둘레길이 나와요. 일주일에 한 두번씩만 다니는데도 이전보다 건강해진 느낌입니다. 바로 앞엔 북악산이 있어요. 이곳에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KB골든라이프케어, 노인복지주택 '평창카운티'
입주 연령 제한 없어…80대, 90대도 거주 가능
건강 센서·저상 욕조 등 노인 맞춤 편의 제공
3대 대학병원 30분내…타입별로 이용료 다양
서울 종로구 평창동 KB골든라이프케어평창카운티(이하 평창카운티)에서 만난 입주민 김 모 씨(80)에게 주거 환경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10년 넘게 살던 예전 집보다 삶의 질이 훨씬 나아졌다고 자랑했다.
'80대'가 주요 입주자
평창카운티는 164실 규모로 지어졌다. 입주 계약 공고를 한지 4개월여 만에 전체 정원의 4분의 1이 입주했거나 입주 계약을 맺었다. 특별한 대규모 광고와 홍보를 하지 않음에도 입소문을 통한 노령층의 입주문의가 상당하다. 한달 평균 4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곳의 입주 자격은 '독립된 주거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60세 이상의 노령층'이다. 60대 이상이면 사실상 입주제한이 없다. 하지만 이곳 관계자로부터 현재 입주자 평균 연령이 83세라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60·70대 입주자도 드문 편이다.복잡함을 자랑하기보단 '단순함'에 초점
평창카운티는 1인부터 2인까지 생활이 가능한 주거 시설로 구성됐다. 전용면적 34㎡부터 별도의 침실을 둔 전용 66㎡까지 총 8개 서로다른 크기와 구조로 설계된 방이 층마다 동일하게 마련돼 있다. 이날 평창카운티에서 앉아보고 만져보고 누워보면서 느낀 첫번째 특징은 '단순화'였다.엄청나게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보다는 조명부터 건물 외벽 및 벽지 색깔까지 시니어 세대가 선호할 만한 은은하고 따뜻한 베이지색을 메인 컬러톤으로 채택했다. 지난 12월에 문을 연 신축 노인복지주택임에도 지나치게 눈부시거나 반짝이지 않았다. 필요한 시설만 딱 알맞게 들어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하 1층엔 전용 구내식당이 있고 맞은편엔 입주자가 운동을 할 수 있는 헬스센터가 있다. 헬스센터엔 상주하는 헬스 트레이너가 시니어 세대의 체력이나 신체 상황에 맞는 건강운동을 지도한다.
건강과 관련해선 '세심함'이 집약
노인복지주택의 핵심 중 하나는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잘 대처할 수 있는지 여부다. 평창카운티는 24시간 긴급상황 발생에 대처할 수 있는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각 실에는 침실, 거실, 욕실 등 총 3곳에 동작감지센서를 설치했다. 만약 입주자가 움직이지 않을 경우 이 센서가 이를 파악해 곧바로 헬스케어실에 있는 전담 간호사들에게 경고메시지가 전달되고, 동시에 알람이 울린다.또 눈에 띄었던 것은 저상 욕조였다. 움직임이 둔한 노인이 욕실 욕조에서 쉽게 욕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욕조 벽을 바닥수준으로 낮췄다. 욕조 자재 역시 딱딱한 일반 욕조와 달리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갈 정도로 푹신푹신한 특수소재로 만들어 혹여 넘어지더라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 대학병원 복도 수준으로 설계한 광폭 복도는 위급 상황시 응급 수송을 할 수 있는 이송용 침대도 손쉽게 드나들 수 있다. 층마다 구비된 분리수거실, 입주자 스스로 호출을 요청할 수 있는 호출벨 등 세심함이 눈에 띄었다. 입주자 박 모 씨는 "지하 사우나실에 가기 번거로워 방에서 자주 목욕을 하는데 욕실에 들어가 앉고 일어서는 게 예전 집보다 훨씬 쉽다"며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3대 대학병원까지 30분 이내, 3000만원대 초저가 보증금
입주자 다수가 고령자인 만큼 주요 병원에 자주 다녀야 한다. 때문에 대학병원과 거리도 노인복지주택의 주요 선택 요소다. 일부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일부러 병원 근처에 짓기도 한다. 실제로 평창카운티에서 이날 오후 2시께 직접 차를 타고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으로 이동해 봤다. 서울대병원까지는 30분, 세브란스병원까지는 35분, 강북삼성병원까지는 22분이 걸렸다. 김인우 운영관리팀 매니저는 "서울대병원에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기 위해 오가는 지방 거주자의 문의가 많고 실제로 계약까지 이뤄진 사례도 있다"며 "서울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대학병원 근접성은 자랑할 만하다"고 설명했다.내년 65세 인구가 전 국민의 20%를 웃도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합니다. 은퇴한 시니어 세대에게 건강과 주거가 핵심 이슈입니다. ‘집 100세 시대’는 노후를 안락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주택 솔루션을 탐구합니다. 매주 목요일 집코노미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