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서 극좌·극우 세력 부상하면 중국에 이득"

체코연구소 "양극단 세력, 반중정책에 반대표"…다음달 유럽의회 의원 선거
유럽의회 의원 선거가 다음 달 치러지는 가운데 극좌·극우 세력이 부상할 경우 중국이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체코 '국제문제 협회'(Association for International Affairs)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발간한 연구 보고서에서 유럽의 극좌와 극우, 양극단 정치세력이 꾸준히 중국을 겨냥한 입법과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져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은 유럽 정가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전까지는 변방에 그쳤던 이들 양극단 정치 그룹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럽의회에서 예상되는 극좌와 극우 정치 세력 모두의 득세는 조금 더 중국 친화적인 투표와 순화된 레토릭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중국에 반하는 단호한 입장에 대한 지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극우와 극좌 정당들의 부상은 중국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입장을 포함해 입법 지형을 바꿀 수 있다"며 "더 강경한 정치적 톤으로 이끌거나 기존 혹은 신규 계획의 변화를 이끌어 유럽의회 내 더 양극화된 논쟁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5년 임기의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선출하는 선거는 다음 달 6∼9일 EU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실시된다.

각국 정당은 국적을 초월해 유사한 정치이념을 추구하는 정당과 정치그룹을 형성해 단일국가 의회의 교섭단체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싱크탱크 유럽외교위원회(ECFR)는 다음 달 선거에서 유럽의회 정치그룹(교섭단체)인 극우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의석을 58석에서 98석으로 늘리고, 극좌 그룹 '레프트'(Left)의 의석은 38석에서 44석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유럽의회 내 강경 반중파 중 하나인 '그린스'(Greens)의 의석은 71석에서 61석으로 줄어들 수 있고, 중국을 겨냥한 강경 정책을 꾸준히 지지해온 중도 리뉴(Renew)는 15석이 줄어든 8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비록 양극단 정치 그룹이 유럽의회 다수당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중국에 조금 더 강경한 세력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때에 해당 그룹들이 부상하는 것이라고 SCMP는 짚었다. '국제문제 협회' 보고서는 이와 함께 유럽의회 의원 보좌관의 중국 스파이 활동 적발 등의 사례를 지적하며 "유럽의회는 안보 위험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극좌 '레프트'의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의원들이 홍콩, 대만, 신장과 같은 이슈에서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서서 유럽의회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 수정안은 중국과의 대화·협력 촉진을 요구하면서 EU가 중국을 간섭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대립적인 정책을 채택했다고 비판했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존중을 옹호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