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정치로 끝난 21대 마지막 본회의…고성·삿대질에 반쪽파행(종합)

채상병특검법 재표결 비난전…해병대예비역연대, 與에 욕설하며 "탄핵"
與 퇴장 속 野 5개법 단독 처리…민주의원들, 김의장에 고성 항의도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구태정치를 답습하며 막을 내렸다. 28일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았다.

이날 오후 2시 본회의 개의 전부터 회의장 앞 홀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야당은 특검법 재의결을 요구하는 대형 현수막을 들고 여당을 압박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차례로 앉았다.

이들을 지켜보는 방청석에는 해병대 예비역 30여명이 자리 잡고 있었다.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면서 상대방을 향한 삿대질이 오간 것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특검법의 재의 요구 이유를 설명하면서부터였다. 박 장관이 특검 선정 과정의 정치 편향 우려를 언급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자꾸 거짓말하지 마세요"라며 항의했다.

반대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수사 과정에서) 무엇이 축소되고 무엇이 은폐됐나"라고 주장하는 대목에서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부끄럽지 않나요! 양심이 없어!"라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뒤이어 찬성토론에 나선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언하자 국민의힘에서 항의가 쏟아져 나왔고, 차분한 어조로 원고를 읽던 박 의원은 격앙된 듯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찬성)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용히 21대 국회 마무리합시다"라고 반응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조용히 찬성 표결합시다"라고 응수했다.

토론이 종결되고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무기명 투표를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해병대예비역연대 일부 회원들은 "빨리 해라"라고 말하다가 국회 방호원으로부터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제지당하기도 했다.

검표 결과를 받아 든 김진표 국회의장이 부결을 선포하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탄식과 함께 '아이고', '에이' 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를 지켜보던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은 고성으로 "뭐 하는 거야 국회!", "에이 나쁜 놈들아!", "채해병 특검 거부한 너희들을 거부한다!"며 격하게 항의했다.
일부 회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개XX들아!"라며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은 뒤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면서 "탄핵"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채상병특검법이 부결된 이후 국회 본회의는 정회를 거쳐 속개했지만, '반쪽' 파행으로 끝났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법 부결 발표 즉시 모두 본회의장을 떠나 20분가량 비공개 의원총회를 한 뒤 해산했고,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단독으로 쟁점 법안의 부의·상정·표결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먼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이어 야당은 민주유공자예우관련법 제정안, 4·16세월호참사피해구제지원특별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 중 4개 법안을 상정해 표결로 통과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장에게 "그러면 나머지 3건은 언제 처리합니까", "의장님, 나머지도 처리해주십시오", "세 건은 왜 상정 안 하는지 말씀해주세요"며 강하게 항의했다.

김 의장이 마지막 본회의 산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자당 출신인 김 의장을 향해 항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총 후 만난 기자들에게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4개 법안에 대해 "의사일정에 합의도 한 적 없고, 전부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진행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