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루이스 "테슬라 주주들, 560억달러 패키지 반대" 권고

"머스크 너무 많은 회사 관여...테슬라 통제권 과도"
이사회 독립성 부족 사유로 도요타 회장 재선에도 반대
사진=REUTERS
ISS와 더불어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 루이스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에게 560억달러(76조원)을 지급하는 보상패키지 제안을 테슬라 주주들이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그간 일부 유명 투자자들이 보상 패키지 제안 거부에 나선 것과 달리 ISS와 더불어 양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 루이스의 보상패키지안 거부 촉구는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테슬라(TSLA) 주가는 0.5% 하락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또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이 날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현회장 재선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글래스 루이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71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테슬라 주주들에게 2018년 체결된 560억 달러의 머스크에 대한 성과급 급여 패키지에 반대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이 금액은 역대 미국의 CEO에게 주어진 보상 가운데 최고액이다.

글래스 루이스는 이 패키지가 이미 테슬라의 지분 12.89%를 소유하고 머스크의 손에 통제권을 과도하게 집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또 테슬라에 집중하기에는 2022년 430억달러에 인수한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의 소유 및 경영을 비롯해 머스크가 수행해야 할 “시간이 많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이외에도 스페이스X와 뉴럴링크, 더보링컴퍼니 및 오픈AI의 도전자가 되기 위해 새로 설립한 xAI를 포함한 수많은 다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글래스 루이스는 또한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본사를 이전 통합한다는 결정에도 반대 투표할 것을 주주들에게 촉구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테슬라가 법인 설립지를 텍사스로 이전하는 것은 테슬라 주주들에게 "불확실한 이익과 추가 위험"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글래스 루이스는 또 회사 경영진의 ‘전반적인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머스크의 형제인 킴발 머스크를 8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재선임하려는 테슬라의 계획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5월 23일 프레젠테이션에서 머스크에 대한 급여 패키지를 승인하면 회사 가치를 더 높이도록 동기가 부여될 것이며 텍사스로의 이전도 테슬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주주들에 의해 처음 승인된 머스크의 전부 아니면 전무 급여 계약은 특정 이정표를 달성한 대가로 CEO에게 회사의 3억 400만 개의 테슬라 신주를 제공하도록 했다. 지난 2월, 델라웨어 법원은 머스크가 자신의 보상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어 이 합의가 주주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며 2018년 급여 거래를 무효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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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루이스는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현회장 재선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사회가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다는 이유였다.

도요타 창립자의 손자인 도요타 회장은 작년에 약 85%의 지지율로 이사회에 재선됐다. 이는 전년도의 거의 96%에 비해 하락한 수치이다.

이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주주들의 지지로 이사회 구성원이 재선되는 것이 빈번한 일본 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비난으로 평가됐다.

작년에도 글래스 루이스는 도요타 이사회의 독립성이 부족한데 대해 도요타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며 회장에 대한 반대 투표를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도요타는 자사 이사회가 도쿄 증권 거래소가 정한 지배구조 기준을 충족하며 회사 변신을 추진해왔기에 지난 해 재지명됐다고 밝혔다.

글래스 루이스는 또 주주들이 이사회 부회장인 시게루 하야카와 재선에도 반대 투표를 해야 한다고 권했다. 또한 주주들은 기후 변화에 관한 파리 협정에 맞춰 로비 활동을 조정할 것으로 촉구하는 제안에도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