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아일랜드·노르웨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종합)

스페인 총리 "이·팔, 평화공존 유일한 길…역사적 결정"
아일랜드 의사당 밖 팔 국기 게양…노르웨이 외무 "양국 관계 이정표"
이스라엘 "유대인 학살·전쟁 범죄 관여하는 것" 맹비난
스페인과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유럽 3개국이 28일(현지시간)부터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총 145개국으로 늘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내각의 공식 승인에 앞서 TV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공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두 국가의 평화 달성을 돕는 역사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이스라엘에 맞서는 결정이 아니다"라며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하마스에 대한 우리의 노골적인 거부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계선에 대해선 "우리는 당사자들이 합의한 것 이외의 1967년 국경선 변경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가자지구,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아일랜드와 노르웨이 내각도 이날부터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했다. 이날 아일랜드 국회의사당인 렌스터 하우스 밖엔 팔레스타인 국기가 게양됐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내각 회의에 앞서 "지금은 중요한 순간"이라며 "두 국가 해법의 희망과 목표를 살리기 위해 국가로서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이 있다는 신호를 전 세계에 보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해리스 총리는 아울러 "유럽은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에 대한 경제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펜 바스 에이드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노르웨이는 30년 이상 팔레스타인 국가를 가장 강력하게 지지해 온 국가 중 하나"라며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한 오늘은 양국 관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반발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대인 학살 선동과 전쟁 범죄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스페인 등의 결정을 환영하며 유럽의 다른 나라의 동참도 촉구했다.

압델 하피즈 노팔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러시아 타스 통신에 "유럽인들은 이스라엘이 왜 홀로코스트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기 시작했다"며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슬로베니아가 곧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유럽연합(EU) 내에서는 불가리아·체코·헝가리·폴란드·스웨덴·루마니아·슬로바키아·키프로스에 이어 스페인·아일랜드까지 총 10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게 됐다.

그러나 독일은 분쟁 해결을 위해선 "상징적 인정이 아닌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프랑스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소극적인 반응이다.

덴마크 의회에서도 이날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관한 법안이 부결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덴마크에서는 지난 2월 좌파 성향 정당 4곳이 관련 법안을 제안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지난달 의회 토론에서 "전제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