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중심 창업 생태계 조성…조선 등 제조업에 혁신 드라이브

부산시 금융·창업 정책 고도화
문현금융단지 BIFC 중심
제조업 지원 금융 인프라 풍부
34개 대학교에서 인력 쏟아져
기술창업투자원 연내 설립
창업-금융 생태계 연결 역할
이전 금융 공공기관과 핀테크 스타트업 집적 공간인 부산 문현금융단지 전경. 부산시 제공
“부산 제조업이 쌓은 ‘트랙 레코드’에 혁신 드라이브를 걸어야 합니다.”

김광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올해 시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여러 정책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인구 문제 등으로 제조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미 제조업 현장에서는 새로운 혁신 방안을 찾고 있다는 게 부산시가 내린 결론이다. 부산시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힘을 끌어모아 투자 중심의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조선 △자동차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 정제 △기계장비 등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 특화한 제조업 기반의 지역 산업을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정책 역시 디지털 전환 등 금융업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야를 개척해 제조업으로 확대하고, 탄소배출권 거래 등 파생 금융과 블록체인 특화 영역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혁신 위한 인프라 풍부

부산은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됐다. 2014년 남구 문현금융단지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가 조성되며 관련 인프라가 쌓이기 시작했다.

부산시 조사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정책 기관과 민간 회사 25곳이 BIFC에 입주했다. BIFC 2단계까지 포함하면 입주 기업은 105곳으로 늘어난다. 핀테크와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클러스터가 조성돼 관련 스타트업이 문현금융단지로 모여들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국제금융진흥원(국제금융도시 추진),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핀테크 산업 육성), 자금세탁방지 교육연구원, 부산테크노파크(블록체인 산업 육성) 등의 지원기관을 통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이외에도 한국거래소의 증권파생상품연구센터 등 기업과 대학교에 금융 관련 부설 연구기관 19곳이 설치돼 있다. 부산지역 34개 대학교와 대학원에서는 연간 4001명의 금융·디지털 관련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해양금융종합센터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해양금융실을 비롯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탄소배출권거래소 등 파생금융상품 거래 기반이 마련돼 있다. 금융중심지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는 갖췄다는 게 부산시의 판단이다.

○금융·창업 정책 고도화

부산시는 금융 기회발전특구 추진 전략으로 △디지털 금융중심지 완성 △성장 투자 연관산업 기능 강화 △해양·파생 금융 혁신 △정책금융기관 집적효과 극대화 △글로벌 금융중심지 기반 구축 등을 마련했다.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와 부산항 북항을 잇는 공간 곳곳에 주요 인프라를 넣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조업이 아닌 금융 서비스 기반의 특구 지정이므로, 도심에 지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기회발전특구 지정 목표 자체가 관련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므로, 정주여건을 해결하는 셈이다.

부산시가 연내 설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기술창업투자원(가칭)은 창업과 금융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창업투자원은 부산시의 기술창업 지원 정책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투자 기능을 넣어 지역 스타트업 발굴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기술보증기금 등 성장 금융을 촉진하는 금융 공공기관과 지역 창업 생태계를 연결하고, 은행권과 연계해 북항에 조성할 예정인 혁신창업타운 운영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정부 예산과 정책 자금으로 흩어진 창업자금의 예산실 역할과 펀드 체계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기술창업투자원이 맡을 전망이다. 보조금 중심의 획일적 예산 지원뿐 아니라 대출과 보증, 직·간접 투자를 아우르는 기업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이외에도 지역 주력 산업의 구조혁신, 디지털 전환 등을 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등과 공동으로 지원하고,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등 신성장 분야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술창업투자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김 부시장은 “제조업과 금융 인프라, 풍부한 대학과 340만 인구를 갖춘 시장 등 부산의 인프라는 충분하다”며 “기술창업투자원과 같은 부산의 자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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