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금융단지~부산항 북항 '금융 특구' 추진…블록체인·핀테크·대형 자산운용사 둥지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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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금융단지 3단계 개발부산시의 금융·창업 육성 정책으로 부산항 북항과 남구 문현금융단지 일대가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블록체인과 핀테크 등의 스타트업 거점이 마련되고, 대형 자산운용사 등의 민간 기업이 문현금융단지에 둥지를 틀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 북항에는 창업 랜드마크가 들어선다.
45층 건물 이미 167社 입주계약
북항엔 창업 랜드마크 조성
○금융 육성책,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져
부산시는 문현금융단지와 북항 재개발지역을 아우르는 25만4000㎡ 부지를 금융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는 계획안을 지난달 정부에 제출했다. 디지털 금융을 비롯해 성장투자, 해양·파생 금융, 금융 정책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특구에 넣겠다는 구상이다.아직 특구 지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문현금융단지에는 금융산업과 관련된 기업이 모이고 있다. 문현금융단지 3단계 개발 사업 대상지에는 지상 45층 규모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상 5~26층의 지식산업센터 공간을 비롯해 업무시설(18개 층)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건물의 전체 분양률은 지난달 기준 68.8%로, 이미 167개사가 입주 계약을 마쳤다. 입주 예정인 기업 중 대다수는 핀테크, 블록체인 관련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BNK자산운용, BNK벤처투자 등의 앵커기업 유치도 확정 지었다.2019년 부산시에 지정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를 시작으로 펼쳐진 다양한 정책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부산시는 블록체인과 관련, △비(b) 스페이스 △기술혁신지원센터 △역외기업육성센터 등을 2022~2023년 연이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열었다. 비 스페이스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공간이다. 이달 기준 13개 기업이 입주했다. 기술혁신지원센터는 블록체인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곳으로, △맥널티인터네셔널(생두유통) △엠투코리아(물류) △마린소프트(선원 관리) △씨케이브릿지(전자상거래) 등 16개사가 지원받고 있다. 이외에도 역외 블록체인 기업의 부산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역외기업 육성센터에 10개 기업이 입주했다.
2019년 문을 연 핀테크허브도 문현금융단지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을 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부산시,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부산은행,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등 부산지역 주요 공공기관과 금융 공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운영은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가 맡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핀테크허브의 2019년 입주기업 자산 규모는 98억원에서 지난해 2201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 기간 누적 매출 역시 127억원에서 1568억원으로 12배 넘게 늘었다.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는 허브 내 데이터랩을 구축해 타깃 고객군 설정, 요금제 서비스 개선 방안, 진출 국가 선택 등에 도움을 주는 데이터 등 각종 데이터를 사들여 스타트업에 공개하고 있다.
○한국판 스타시옹, 북항으로
부산항 북항 제1부두 내 물류창고는 창업 랜드마크로 조성된다. 부산시는 산업은행과 혁신창업타운 조성에 관한 논의를 이어왔다. 특히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파크 공모사업을 신청해 혁신창업타운과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스타트업 파크 사업의 목적 자체가 창업가를 투자자, 대기업, 대학, 연구기관과 연계하는 것이므로 부산시는 지역의 모든 자원을 부산 북항에 집결한다는 계획이다.시는 사업 대상지를 367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금융회사, 지역 상공계, 대기업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시가 구상 중인 모델은 파리의 스타시옹 F다. 낡은 철도 기지를 재개발한 민간 중심의 개방형 창업 보육 기관으로, 현재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접점이 되고 있다. 부산시는 사업 대상지인 북항 제1부두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일부 공간인 물류창고를 스타트업 파크로 조성한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기술보증기금 등 이전 공공기관이 운영 기금을 출연할 예정이다. 부산상공회의소 등도 개방형 혁신 사업과 운영기금 출연 등을 돕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술창업 지원 종합계획, 1000억원 규모 미래성장 벤처펀드 등의 제도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국내 대기업과 지역 중견기업도 운영에 참여하는 등 혁신 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