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단기 금리 역전=침체' 공식 깨지나…고용 늘고 성장 지속

2022년 7월초 이후 10년물 국채 금리가 2년물보다 높아…역대 최장 기록
미국에서 장기와 단기 채권 금리가 역전되면 경기침체가 온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단기 채권 금리가 장기 채권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 약 2년간 이어지고 있지만 침체는커녕 일자리가 늘고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미 뉴욕 증시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545%,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85%였다.

10년 물과 2년 물 간의 금리 역전 폭은 0.44%포인트였다. 이렇게 미국의 10년 물 국채 금리가 2년 물 금리보다 높은 현상은 2022년 7월 초 이후 약 23개월간 계속되고 있다.

이는 1978년 기록한 624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통상 만기가 긴 채권은 시간이 긴 만큼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금리가 더 높다. 하지만 만기가 곧 돌아오는 단기 채권의 금리가 이례적으로 더 높을 때가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금리인하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금리인하는 경기가 어려울 때 부양을 목적으로 이뤄지곤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8차례 금리 역전 상황에서 모두 경기 침체가 나타났다. 1968년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은 상태가 최소 1개월 지속된 후 경기가 침체하기까지 9∼24개월이 걸렸다.

이번엔 아직 경기침체가 오지 않았고 지난달 일자리가 17만5천개가 추가됐다.

S&P 500지수가 지난해 24%, 올해 11% 상승했다.

코로나19 때 경험을 토대로 소비자들이 저축을 많이 해둔 것이 변화의 한 요인으로 풀이됐다.

WSJ은 1986년 이 공식을 처음 발표한 미 듀크대 캠벨 하비 교수도 이번에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채권시장 지표 하나로 복잡한 미국 경제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순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