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올라탄 애플…아이폰 올라탄 부품주 랠리

새롭게 발표될 아이폰에 애플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부품주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AI 기술이 적용된 신작 아이폰에 대한 교체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서다.

29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LG이노텍의 주가는 3.34% 오른 24만75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9일 저점(18만1300원)을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36.51% 뛰어올랐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탑재되는 고성능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회사로 애플 관련주로 분류된다.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MLCC)와 비에이치(회로기판), 심텍(PBC) 등도 같은 기간 10.64%, 53.22%, 13.39% 올랐다. 애플이 AI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국내 부품주도 수혜를 입고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현지 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AI에 상장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애플은 AI 기술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팀 쿡 CEO가 애플의 AI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셈이다.

실제 이같은 계획이 발표된 이후 애플의 주가는 9.89%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28일(현지시간) 기준 애플의 주가는 189.99달러로 지난해 말 기록한 전 고점(198.11달러)에 근접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공개될 아이폰16 시리즈에 애플의 AI 기술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년보다 휴대폰 교체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6 시리즈의 출시 첫해 예상 판매량은 6100만대로 전작인 아이폰15 시리즈(5500만대)보다 약 10%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이노텍과 비에이치가 아이폰 판매 증가로 직접적인 실적 개선주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아이폰16 시리즈에서 화소 수가 상향된 초광각카메라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손떨림보정부품(OIS)도 추가로 적용해 평균공급단가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하반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1000억원, 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23.6%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에 회로기판을 공급하는 비에이치 역시 애플 제품 내 점유율 증가와 공급단가 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아이패드에도 부품을 신규로 공급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비에이치가 올해 하반기 82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수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AI 서비스에 대해 언급하면서 애플향 밸류체인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XR과 폴더블 아이폰 관련주도 주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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