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놀란 외국인 2.7조 '매물 폭탄'…코스피 2670대로 밀려

'창사 이래 첫 파업' 결정된 삼성전자 3%대 급락
LG엔솔·LG화학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2차전지주 '와르르'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외국인의 현·선물 매물 폭탄에 급락했다. 이틀만에 2700선이 붕괴돼 2670대까지 밀렸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이 외국인 매도를 촉발했다.

29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45.55포인트(1.67%) 하락한 2677.30에 거래를 마쳤다.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주식 1조366억원어치와 코스피200 선물 1조6455억원어치를 팔았다. 현·선물 매도 규모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기관의 현물주식 매도 규모도 2667억원으로 적지 않았다. 개인이 홀로 1조2669억원어치 현물주식을 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시를 끌어 내린 외국인 매도세의 배경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급등이다. 28일(현지시간) 4.5%선을 돌파했다. 간밤 미국 재무부의 국채 입찰 결과가 시원치 않았던 탓이다.

거시경제(매크로) 이슈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면 주요 표적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의 파업까지 결정되면서 이날 3.09% 급락해 7만5200원까지 밀렸다.장중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던 SK하이닉스도 보합으로 마감됐다. 간밤 엔비디아가 7% 급등한 영향으로 장 초반에는 상승세를 탓지만, 기관의 매도세에 결국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계획 예고 공시를 낸 KB금융만 1.3% 상승했다.

2차전지 섹터도 무너졌다.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S&P글로벌이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한 영향으로 5% 급락했다. 함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된 LG화학도 5.24% 빠졌다. 2차전지 섹터 대장주의 급락은 삼성SDI(-4.82%) 주가도 끌어 내렸다.2차전지 섹터의 약세 속에 코스닥도 전일 대비 12.56포인트(1.48%) 내린 838.45로 마감됐다. 이 시장에서는 개인이 252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681억원어치와 724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에코프로비엠은 5.59%, 에코프로는 4.65%, 엔켐은 5.21% 급락했다.

바이오주 중에서는 HLB가 2.16% 올랐지만, 알테오젠과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2.1%와 3.01% 하락했다.리노공업(-1.27%), HPSP(-3.65%) 등 반도체 소부장주도 약세였다.

펄어비스는 신작게임 ‘검은사막’의 중국 출시를 위해 텐센트와 손잡았다는 소식에 4.43% 급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5원(0.48%) 오른 달러당 136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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