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거부권 건의…정부 "신속 피해구제에 도움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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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직후 국토장관 브리핑…"특별법 개정안, 혼란·갈등 초래 가능성"
"전세사기 피해구제 의지 확고"…22대 국회에 새 특별법 개정안 제출
피해주택 경매차익으로 피해자 지원…특별법 개정 땐 소급적용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이유에 대해 "특별법 개정안으로는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라는 목표를 도저히 실현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재의요구안을 의결한 임시 국무회의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무 장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재의 요구 사유는 개정 법률안의 집행이 곤란해 피해자들이 희망하는 신속한 피해 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피해 보전 재원의 부적절성,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훼손,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공공에 강제 매각도록 해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가 침해되는 문제 등을 들어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안을 담은 야당 주도의 특별법 개정안에 반대해왔다.
'선구제 후회수'는 공공이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정한 가격으로 평가해 최우선변제금(보증금의 30%가량) 이상의 가격으로 매입한 뒤 주택 매각 등을 통해 추후 회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채권 매입 대금은 주택도시기금에서 지급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당장 피해자들의 보증금 채권을 얼마에 매입할지 평가하는 것부터 어려운 일이므로 법안이 공포되더라도 실제 작동이 어렵다고 난색을 보여왔다.
채권 평가를 위한 절차 규정이 미비해 서로 경합하는 채권자가 몇 명 존재하는지, 이들이 가진 권리의 내용이 무엇인지, 등기부등본에 표시되지 않은 권리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설혹 누군가 (반환 채권의) 가치를 산정한다고 해도 제시된 가격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만약 공공이 채권 가치를 낮게 산정했다면 피해자들이 이를 납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며, 공공과 피해자 사이에 채권 가격을 두고 불필요한 분쟁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지지구 개발 사례를 보면 편입되는 부동산 가격을 산정하고 협의를 거쳐 취득하는 데 사업자와 소유자 간 이견으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이 시행된다 해도 '신속한 피해 구제'가 어렵다는 뜻이다. 박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처럼 다수 채권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경·공매라는 절차를 거쳐 그 가치가 확정되도록 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나라 경제, 법률 시스템의 기본"이라며 "사회 기본 시스템을 무시하는 초법적 내용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혼란과 갈등만 증폭시키게 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하루 앞두고 피해주택의 경매 차익을 피해자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대안을 내놓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주택을 감정가보다 싸게 경매로 매입한 뒤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액(경매 차익)만큼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최근 6개월간 전국 연립·다가구주택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 금액의 비율) 평균이 67.8%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들이 돌려받을 보증금은 3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 방안을 적극 활용하면 피해자가 LH 등과 우선매수권 양도와 공공임대주택 입주, 경매 후 경매차익 환급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즉시 '주거 안정'과 '경매차익 환급 약속'이라는 구제를 바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정부 대안을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에 소급적용 조항을 둬 법 개정 전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도 LH의 피해주택 경매차익을 지원하도록 법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다음 주부터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전세사기 특별법 정부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서는 한편, 피해자들을 만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일각에서는 정부가 마치 구제에 반대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정부의 지원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안이 신속히 제도화될 수 있도록 여야와 긴밀히 협의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함께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전세사기 피해구제 의지 확고"…22대 국회에 새 특별법 개정안 제출
피해주택 경매차익으로 피해자 지원…특별법 개정 땐 소급적용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이유에 대해 "특별법 개정안으로는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라는 목표를 도저히 실현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재의요구안을 의결한 임시 국무회의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주무 장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재의 요구 사유는 개정 법률안의 집행이 곤란해 피해자들이 희망하는 신속한 피해 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피해 보전 재원의 부적절성,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훼손,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을 공공에 강제 매각도록 해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가 침해되는 문제 등을 들어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안을 담은 야당 주도의 특별법 개정안에 반대해왔다.
'선구제 후회수'는 공공이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정한 가격으로 평가해 최우선변제금(보증금의 30%가량) 이상의 가격으로 매입한 뒤 주택 매각 등을 통해 추후 회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채권 매입 대금은 주택도시기금에서 지급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당장 피해자들의 보증금 채권을 얼마에 매입할지 평가하는 것부터 어려운 일이므로 법안이 공포되더라도 실제 작동이 어렵다고 난색을 보여왔다.
채권 평가를 위한 절차 규정이 미비해 서로 경합하는 채권자가 몇 명 존재하는지, 이들이 가진 권리의 내용이 무엇인지, 등기부등본에 표시되지 않은 권리 사항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설혹 누군가 (반환 채권의) 가치를 산정한다고 해도 제시된 가격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만약 공공이 채권 가치를 낮게 산정했다면 피해자들이 이를 납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며, 공공과 피해자 사이에 채권 가격을 두고 불필요한 분쟁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지지구 개발 사례를 보면 편입되는 부동산 가격을 산정하고 협의를 거쳐 취득하는 데 사업자와 소유자 간 이견으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이 시행된다 해도 '신속한 피해 구제'가 어렵다는 뜻이다. 박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주택처럼 다수 채권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경·공매라는 절차를 거쳐 그 가치가 확정되도록 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나라 경제, 법률 시스템의 기본"이라며 "사회 기본 시스템을 무시하는 초법적 내용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혼란과 갈등만 증폭시키게 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하루 앞두고 피해주택의 경매 차익을 피해자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대안을 내놓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주택을 감정가보다 싸게 경매로 매입한 뒤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액(경매 차익)만큼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최근 6개월간 전국 연립·다가구주택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 금액의 비율) 평균이 67.8%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들이 돌려받을 보증금은 3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 방안을 적극 활용하면 피해자가 LH 등과 우선매수권 양도와 공공임대주택 입주, 경매 후 경매차익 환급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즉시 '주거 안정'과 '경매차익 환급 약속'이라는 구제를 바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정부 대안을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에 소급적용 조항을 둬 법 개정 전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도 LH의 피해주택 경매차익을 지원하도록 법안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다음 주부터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전세사기 특별법 정부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서는 한편, 피해자들을 만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일각에서는 정부가 마치 구제에 반대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정부의 지원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안이 신속히 제도화될 수 있도록 여야와 긴밀히 협의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함께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