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병호, 키움 상대로 6번 지명 타자 선발 출전

"마지막 야구 인생,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겠다"
프로야구 wiz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박병호(37)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새 팀 데뷔전을 치른다. 박병호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키움과 벌이는 홈경기에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박병호의 선발 출전은 kt 소속일 때 현 소속팀 삼성과 치른 경기 이래 일주일만이다.

전날 kt와 삼성이 추진한 트레이드로 박병호와 왼손 슬러거 오재일은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오재일도 이날 kt 선수단에 합류해 고향과도 같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새 팀에서 첫 경기에 임한다.
박병호는 경기 전 "오늘 야구장에 들어섰을 때 어색했다"며 "어제 운전하고 내려왔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릴 때 팀을 옮긴 것과는 달리 걱정도 많이 했고, 야구 인생의 마지막인데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동갑내기 오재일과도 친분이 깊다던 박병호는 자신은 키움과, 오재일은 두산과 새 팀에서 첫 경기를 치르는 상황을 두고 "웃기다"라고 했다.

트레이드 직후 오재일과 통화에서 박병호는 "운명이 이렇게 된 것이지만, 서로 야구 인생의 끝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고 한다.
올해 타격 부진으로 출전 시간이 준 '거포' 박병호가 kt에 먼저 방출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28일 알려지자 야구계는 크게 놀랐다. kt는 박병호의 방출 요청 보도 직후 발 빠르게 움직여 28일 프로야구 경기 시작 전 삼성과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박병호는 28일 경기 후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이강철 kt 감독, 나도현 kt 단장 등 선수단과 만나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대구로 이동했다.

박병호는 "4월부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며 "트레이드가 어렵다면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 과정에서 방출, 웨이버를 통해 다른 팀에서 뛰는 방안 등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싸우면서 kt와 헤어지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에 오해도 있었다"며 "은퇴를 앞둔 마당이다 보니 아무래도 kt 구단과 대화할 때 울컥했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28일 마지막 만남에서 박병호에게 "은퇴는 아직 이르다"며 "삼성에 가서 마지막 야구를 잘 펼쳐 보였으면 좋겠다"고 격려했고, 박병호는 "감독님을 보고 kt에 왔고 너무 감사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병호는 타자 친화적인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새로운 환경이 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여겼다.

그는 새 안방에서 통산 홈런 15개를 쳤다.

필승 계투조가 강해졌고, 김영웅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자리를 찾아가는 팀으로 삼성을 평가한 박병호는 "야구 외적으로도 동료 선수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데이비드 맥키넌과 번갈아 1루를 볼 수 있도록 수비 연습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병호는 "자유계약선수(FA)로 계약할 때 유일하게 제게 손을 내밀어준 팀이 kt였다"며 "kt에서 홈런왕도 하고 2년 연속 가을 야구도 즐겼으며 kt 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팀 적응에도 크게 도움을 줬다"고 지난 세월을 돌아봤다. 이어 "kt 구단은 마지막까지도 제 앞날을 생각해줬다"며 트레이드를 성사한 kt 구단에 재차 사의를 표하고선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kt에서 끝내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kt 팬들에겐 고개를 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