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금·원유·구리…원자재랠리에 잇단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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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불안에 美中 갈등 겹쳐올 들어 구리, 금 등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 월가에서는 원자재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청정에너지 전환 등으로 산업 금속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은 정체돼 있어서다.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더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UBS "원자재지수 10% 더 뛸것"
2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솔리타 마르첼리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미주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UBS CMCI 종합지수가 올 들어 11% 가까이 올랐지만 향후 6~12개월간 10%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UBS CMCI 종합지수는 브렌트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문을 32.7%, 구리·알루미늄·니켈 등 산업 금속을 25.4%, 금·은 등 귀금속을 6.3% 비중으로 담고 있다.
마르첼리 CIO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연장하며 원유 선물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의 라파 공습으로 중동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월가에선 올 들어 이날까지 25.3% 오른 구리 가격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7월물 구리 선물은 파운드당 4.87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21일 5.10달러를 기록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썼다. 마르첼리 CIO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감소와 중국의 경제 회복 조짐으로 올초부터 구리 가격은 오름세”라며 “공급량이 수요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해 구리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소시에테제네랄도 구리 가격 상승에 베팅했다. 매니시 카브라 소시에테제네랄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4월 초부터 구리 가격은 계속 올랐지만 브렌트유 가격은 하락했다”며 “이는 청정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카브라 책임자는 ‘그린플레이션’ 수혜주를 매수하라고 추천했다. 그린플레이션이란 친환경 정책으로 구리, 알루미늄, 리튬, 니켈, 우라늄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유발되는 물가 상승을 의미한다. 추천 종목으로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 광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과 테크리소스, 리튬 광산기업 아르카디움리튬 및 리튬아메리카스, 우라늄 채굴업체 넥스젠에너지 등을 꼽았다. 이들 종목은 지난 1년간(28일 기준) 주가가 평균 32% 상승했다.
금 가격도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중 갈등, 중동 전쟁 등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금 매입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UBS는 연말까지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2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