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디아 파죽지세…1100弗 뚫고 애플 시총도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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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 7% 상승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가 28일(현지시간) 7%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시가총액은 세계 2위 애플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 수년간 성장세 지속"
월가 대다수 매수·유지 추천
일부선 "상승 한계" 우려도
마이크론 등 반도체株 질주
나스닥 첫 1만7000대 돌파
○나스닥 17000 돌파 이끌어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98% 오른 1139.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60억달러(약 8조193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촉매제가 됐다. xAI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달리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지 않은 만큼 엔비디아 칩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머스크는 앞서 “xAI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그록3를 학습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10만 개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주가가 136% 오른 엔비디아는 시총 세계 2위인 애플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2조8010억달러(약 3820조원)로 애플(2조9130억달러·약 3980억원)을 바짝 추격했다.엔비디아 상승세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이날 0.59% 오른 17,019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설계업체 ARM(8.98%)과 AMD(3.16%), 파운드리 업체 마이크론(2.46%),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1.52%) 등 반도체주가 나스닥지수 사상 첫 17,000대 돌파를 이끌었다.
○‘지금이라도 사야’ vs ‘이미 고점’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3거래일 만에 20% 급등했다. 늦게라도 엔비디아 랠리에 올라타야 할지, 혹은 엔비디아를 보유하고 있다면 차익 실현을 해야 할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월가의 대체적인 의견은 ‘지금이라도 사라’는 것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엔비디아 리포트를 낸 증권사 44개 중 39곳은 ‘매수’를, 5곳은 ‘유지’를 추천했다. 평균 목표주가는 1199.68달러다. 월가 투자사 캔토는 엔비디아 목표가를 1400달러로 제시했다. 반면 도이체방크는 현 주가보다 낮은 1000달러를 내세웠다.닉 그리핀 먼로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 성장세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향후 1년간 1000억달러(약 136조5000억원)어치 AI 가속기를 판매할 것이라는 업계 추산치를 인용해 “우리는 회의 요약, 보안 위협 탐지, 암 검사 등 다양한 업종에서 AI를 이용하고 있다”며 “상당수 업체는 향후 3~5년 동안 비용을 지불할 것이므로 이 투자는 지속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베스 킨딕 IO펀드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주가가 2030년까지 지금보다 2.5배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킨딕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지난 3월 공개한 차세대 GPU인 ‘블랙웰’이 데이터센터와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인 CUDA에 이어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도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DA데이비슨은 “엔비디아의 상승 랠리가 한계점에 임박했다”며 “2026년까지 20% 이상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기술주 투자자인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주가는 2018년 암호화폐의 인기에 힘입어 상승했지만 결국 암호화폐업계에 재고가 쌓여 과잉 공급이 발생했다”며 “엔비디아의 주요 수익창출원인 GPU도 공급 부족이 심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우드 CEO는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해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