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대원과 신약 공동개발

일동 자회사 유노비아 개발 위장약
대원제약, 2상부터 임상 맡기로
사업 구조조정 후 첫 결실 평가
일동제약이 지난해 실적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 뒤 첫 결실을 봤다. 연구개발(R&D) 전담 사업부로 분사한 유노비아가 신약 물질을 외부 기업과 공동 개발하는 모델로 자산 수익화에 성공하면서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가 대원제약에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신약 후보물질을 제공하고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이들은 차세대 소화성 궤양용제로 불리는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후보물질 ID120040002의 상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임상 1상 시험을 마친 이 물질을 활용해 대원제약은 후속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뒤 제조·판매하는 국내 사업화 권리도 대원제약 몫이다.

유노비아가 신약 물질을 대원제약에 완전히 이전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국가에 기술 수출 등을 하면 유노비아와 대원제약이 일정 비율로 수익을 나눈다. 시판 허가를 받으면 유노비아는 이름만 다른 약으로 제조·판매할 수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끼리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각자 상표를 내고 출시하는 코마케팅 방식”이라고 했다.

대원제약은 유노비아에 계약금을 주고 신약 임상 비용도 책임지기로 했다. 상업화 후엔 일정 비율의 로열티도 지급한다. 구체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금과 임상비용 절감분, 향후 매출 등을 고려하면 유노비아에 수년간 1000억원대 수익이 예상된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유노비아는 추가 신약 개발 자금도 확보하게 됐다. 이재준 유노비아 대표는 “중국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해 기술수출을 타진할 것”이라며 “여러 후보물질 상업화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R&D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대원제약도 이번 계약으로 시장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P-CAB 계열 신약 물질을 확보했다. P-CAB 계열 약은 다른 약과의 동반 처방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정한 약을 복용하면 위장관 부작용이 생기기 쉬운데 P-CAB 계열 약을 함께 복용하면 이를 예방할 수 있어서다.

세계 P-CAB 시장 규모는 2015년 610억원에서 2030년 1조8760억원으로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이란 평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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