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딘키네시 소행성 주변 쌍둥이 위성은 암석 2개가 합쳐진 것"

국제 연구팀 "소행성 '접촉 쌍성 위성' 첫 확인…행성·소행성 형성 과정 단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행성 탐사선 루시(Lucy)가 처음 탐사한 152830 딘키네시(Dinkinesh) 소행성 주위를 돌고 있는 쌍둥이 위성은 직경 200m 이상의 암석 덩어리 2개가 하나로 합쳐진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 해럴드 레비슨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30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애초 쌍둥이 위성으로 추정됐던 딘키네시 소행성의 달은 암석 덩어리 2개가 충돌해 합쳐진 '접촉 쌍성 위성'(contact-binary satellite)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소행성 주위에서 접촉 쌍성 위성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 같은 소행성계 발견은 태양계 행성은 물론 소행성대에 있는 작은 소행성들의 형성과 발전 과정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목성 주변 소행성군(群)인 '트로이 소행성'(Jupiter Trojan asteroids) 탐사를 위해 2021년 발사돼 비행 중인 루시는 지난해 11월 비슷한 크기의 암석 2개가 가까이 붙은 상태로 딘키네시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을 포착해 큰 관심을 끌었다. 지구 근접 소행성의 약 15%는 위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처럼 달을 가진 소행성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딘키네시는 직경이 약 720m이고, 위성은 직경 210m와 230m의 암석 덩어리 2개가 붙어 있는 형태로 3.1㎞ 떨어진 궤도에서 52.7시간에 한 바퀴씩 딘키네시를 돌고 있다.

연구팀은 이 위성을 '셀람'(Selam)으로 이름 붙였다. 셀람은 2000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여자 아기 화석으로 먼저 발견된 루시 화석에 빗대 '루시의 아기'로 불린다.

연구팀은 딘키네시 소행성계의 형성 과정에 대해 루시가 촬영한 딘키네시와 셀람 사진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딘키네시의 빠른 회전 운동과 표면의 고르지 않은 햇빛 반사로 표면에서 암석 파편 등이 궤도로 떨어져 나갔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암석 파편 중 일부가 모여 셀람 위성을 형성했고, 암석이 떨어져 나간 표면에 루시가 촬영한 사진에서 포착된 능선과 골 등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논문 공동 저자인 메릴랜드대 제시카 선샤인 교수는 "이 작은 천체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구조가 있다"며 "이 연구를 통해 딘키네시와 위성이 어떤 물질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내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레비슨 박사는 "행성은 기본적으로 태양 궤도를 도는 소행성 같은 물체가 부딪히면서 형성됐다"며 "지구 같은 행성이 어떻게 현재 상태가 됐는지 알려면 물체들이 충돌할 때 서로 어떻게 거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1년 10월 16일 발사된 루시의 주요 목표는 아직 한 번도 탐사되지 않은 목성 주변 소행성군인 '트로이 소행성'을 조사하는 것이다.

루시는 지구 중력의 도움을 받아 추진력을 얻기 위해 내년 12월 지구 근접 비행을 할 예정이며, 2025년 소행성대에 있는 '도널드 요한슨' 소행성을 탐사하고 2027년 8월부터 트로이 소행성들을 탐사할 예정이다. ◆ 출처 : Nature, Harold Levison et al., 'A contact binary satellite of the asteroid (152830) Dinkinesh',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378-0


/연합뉴스